산업 기업

[특검, 이재용 징역 12년 구형]굵직한 사업 재편 올스톱...계열사 전반 '업무 긴장도' 낮아져

'오너없는 경영' 우려 목소리

CEO 인사 무기한 연기 겹쳐

일사불란한 조직문화 약해져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도 실종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결심공판을 앞둔 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긴장이 감도는 듯하다.  /연합뉴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결심공판을 앞둔 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긴장이 감도는 듯하다. /연합뉴스


“눈에 보이는 굵직한 사업 재편이 진행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내부적으로 삼성만의 일사불란한 조직 문화가 사소한 것이라도 변한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초유의 ‘오너 없는’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 내부 곳곳에서 이 부회장 부재 장기화에 따른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당장 눈앞의 대규모 투자 결정 등 시급한 경영 현안이 무난하게 처리되는 듯하지만 삼성 계열사 전반의 ‘업무 긴장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일처리에서 삼성 특유의 긴장감·타이트함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게 내부 분위기”라면서 “오너 경영의 폐해라는 비판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가 삼성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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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단행됐어야 할 사장단 인사가 국정농단 사태에 엮이면서 이뤄지지 않은 데서 이런 분위기의 근본 원인을 찾기도 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윗선에서부터 인사가 제때 이뤄져야 조직 전체 인사가 원활하게 흐른다”면서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막혀 있으니 조직의 활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매 연말께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했지만 지난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면서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 5월에만 전자 등 일부 계열사가 임원 인사를 소폭 실시한 정도다.

상대 기업을 탐색하고 관계의 맺고 끊음이 숨 가쁘게 돌아가는 글로벌 산업 현장에서 삼성전자의 네트워크가 약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크다. 산업계의 글로벌 플레이어와 투자자들은 오너의 비전과 철학을 그 회사와 협력할지의 핵심 배경으로 삼고는 하는데 삼성은 지난해부터 투자자들에게 이런 기회를 제공할 네트워크 구축이 전무하다.

이 부회장은 2011년부터 매년 7월이면 미국 투자사 앨런앤컴퍼니가 아이다호주에서 개최하는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해왔는데 올해는 참석하지 못했다. 전 세계 산업과 금융계 거물들이 참석해 이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 부회장은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 지주사인 엑소르 사외이사진에서도 4월 물러났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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