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이상돈 "안철수 당권 도전은 헛소리"...安 "정계 은퇴하란 말인가"

천정배 등 주자들도 출마포기 압박

국민의당 27일 전대 앞두고 혼돈

경선 결선투표제 도입...새 변수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7일 서울 노원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시·구 의원 및 당원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당 혁신 방침이 적힌 패널을 들고 자신의 당권 도전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다. /연합뉴스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7일 서울 노원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시·구 의원 및 당원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당 혁신 방침이 적힌 패널을 들고 자신의 당권 도전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전 대표의 당권 도전으로 촉발된 국민의당의 내홍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당권 경쟁주자들은 물론 일부 당내 의원들이 안 전 대표의 출마 포기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서자 안 전 대표는 “정계 은퇴를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맞받아치며 당권 도전 의지를 굽히지 않는 모양새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의당은 오는 27일 전당대회에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당 대표 선출의 새로운 변수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안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을 겨냥해 “영어단어 중에 ‘불싯(bullshit·헛소리를 뜻하는 비속어)’이라는 단어가 있다.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총선 당시 안 전 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입에 올리기도 민망한 비속어까지 써가면서 안 전 대표를 공개적으로 공격한 셈이다.


이 의원은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내려놓은 박지원 의원보다 안 전 대표의 책임이 100배나 많은데 대표로 출마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안 전 대표는 이제 터무니없는 나르시시즘(자기애)밖에 남지 않았다. 불행한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원외 지역위원장 109명이 안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을 촉구하는 서명을 했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서도 “실체가 없다”며 “제2의 제보 조작 사건”이라고 깎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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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경쟁주자인 천정배 의원도 이날 “몰상식한 행위를 하는 당 대표를 가진 정당에 국민이 어떻게 표를 주겠느냐”며 안 전 대표의 출마 포기를 압박했다. 천 의원은 “당을 살리는 가장 첫걸음은 안 전 대표가 출마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안 전 대표가 출마를 포기하지 않으면 내년 선거 망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출마 포기를 촉구하는 당내 의견에 대해 “정계 은퇴를 하라는 것과 같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출마 번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우리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한 뒤 “(본인의) 출마 선언을 계기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당 지지율도 올라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은 27일 당 대표 선출 경선에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안 전 대표가 과반 득표에 실패해 결선투표로 갈 경우 반대세력이 규합해 표를 몰아주면 상대적으로 경쟁주자인 천정배·정동영 의원에게 유리해 이번 전당대회의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안 전 대표는 “전당대회 직전 룰이 바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해 승기를 잡겠다는 계산이다. 이에 맞서 천정배·정동영 의원은 경선 막판 후보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자신의 대표 출마에 반대하는 비안계 의원들과의 회동에서도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이날 회동 후 이상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벽에 대고 얘기한 것 같다”고 비꼬았고 황주홍 의원은 “정치인 안철수 평가는 끝난 거나 마찬가지다. 하느님이 정치인으로서의 탤런트(재능)는 안 준 것 같다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독설을 날렸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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