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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틱장애, 자폐” 소아정신과 질환, 스티브 잡스라면 어떻게 치료할까?



동탄에 사는 주부 임지연(가명)씨는 ADHD로 진단 받은 아이에게 대체의학만 무턱대고 믿고 치료받게 했다가, 엄청난 후회를 하고 있다. 아이의 학습부진과 충동성, 자존감 저하가 점점 더 심해진 까닭이다. 그녀는 처음 몇 가지 잘못된 정보만 듣고 대체의학을 신봉하게 된 케이스다.

임씨는 아이의 질병이 병원에서 들은 ‘ADHD’가 아니라 ‘좌우뇌 불균형’이라는 말을 더 믿었다. 또 소아정신과에서 처방하는 약의 부작용이 무서웠고, 아이가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기회를 박탈시킬까 두려워 근본적인 면역력을 키워주고 근본 치료를 해 준다는 말을 선택했다.


그녀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이성적으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치료를 마치고 5년 후 보험가입도 가능하다. 후배 엄마들은 정신과 기록을 두려워하지 말고 보험 적용을 받으면서 마음껏 검증된 치료를 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이렇게 ADHD나 틱장애, 자폐 등의 소아정신과 질환 치료에 대체의학을 선택했다 후회하는 이들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자신의 무지와 신중하지 못했던 태도를 탓한다. 그러나 아무리 이성적이고 냉철한 사람이라도, 난치성 질환에 노출된 상태에서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예는 국내 젊은이들에게 덕망 높은 롤모델로 꼽히는 스티브 잡스의 예로 설명이 가능하다. 스티브 잡스는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방에게는 신랄한 비난을 퍼붓는 까칠함과 신제품 출시 행사장에 청바지와 스웨터를 입고 나타나는 파격을 보이는 용기, 그리고 뭐든 스스로 알아서 책임지고 결정하는 스마트함을 가진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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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잡스는 2003년 9월 췌장암 진단을 받았고, 조직검사 결과 신경내분비종양이라는 완치가 가능하고 오래 살 수 있는 운 좋은 케이스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잡스는 수술을 거부하고 자신의 병이 나쁜 노폐물이 축적되어 발생했다고 진단한 대체의학 전문가의 말을 따라 극단적 채식주의자로 전향, 견과류와 물만 먹는 선택을 했다.

이후 채식, 침술, 한방 치료, 장 세척, 당근과 과일 쥬스에 의존했던 잡스는 9개월이 지나서야 수술을 받았으나, 암이 이미 췌장 전체와 간까지 전이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결국 2011년 10월 5일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병으로 사망했다.

이렇게 대체의학을 선택했다가 후회하는 사람들은 상당히 많다. 이들이 ADHD 등, 소아정신과 질환의 치료에 대해 내놓는 공통적인 의견은 “ADHD, 틱장애, 자폐는 확실한 질병이며, 약물 치료나 상담위주의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소아정신과에서 처방되는 약물은 치료에 대한 근거가 확실하고, 장기복용에 따른 위험한 부작용 역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더 이상은 이러한 의심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놓치는 사례가 없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안재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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