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철성 VS 강인철 '민주화의 성지' 삭제공방 결국 수사로

시민단체, 李청장 검찰에 고발

이철성 경찰청장이철성 경찰청장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


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전 광주지방경찰청장)이 지난해 촛불집회 때 광주경찰청의 페이스북 게시물 삭제 지시 여부를 놓고 벌이고 있는 진실공방이 결국 수사로 이어지게 됐다.

시민단체 정의연대는 8일 이 청장이 광주경찰청 페이스북에 올라온 ‘민주화의 성지’ 문구를 문제 삼아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며 이 청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정의연대는 “지난해 11월18일 광주청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신 민주화의 성지, 광주 시민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라는 표현이 담긴 집회 안내 게시물이 올라오자 이 청장이 강제로 삭제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청장이 다음날 당시 강 광주경찰청장에게 전화해 ‘민주화의 성지에서 근무하니 좋으냐’ ‘촛불 가지고 이 정권이 무너질 것 같으냐’며 협박했고 강 전 청장은 같은 달 인사에서 좌천됐다”고 지적했다.


이 청장은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 전날 공식 입장을 내 “사실무근”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아울러 관련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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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강 전 청장은 올 1월부터 중앙경찰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부하 직원에 대한 부당징계, 필요 이상의 관사 비품 구매, 경계강화기간에 사적으로 관용차를 이용한 위수지역 이탈 등 의혹이 불거져 감찰조사를 받았다. 경찰청은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시민감찰위원회를 거쳐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강 교장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 상태다.

일선 경찰관들은 조직 내 고위직 간의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수사권 조정이라는 경찰의 숙원사업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과거 정권 때부터 경찰 수장을 맡아왔던 경찰청장과 비위 혐의로 감찰을 받은 치안감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것에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한 일선 경찰은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를 떠나 과연 이런 모습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걱정”이라며 “각자의 입장이 있겠지만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행위는 같은 경찰로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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