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여는 수요일]그네

문동만 作

0815A34 시로여는수욜




아직 누군가의 몸이 떠나지 않은 그네,


그 반동 그대로 앉는다

그 사람처럼 흔들린다

흔들리는 것의 중심은 흔들림

흔들림이야말로 결연한 사유의 진동

누군가 먼저 흔들렸으므로

만졌던 쇠줄조차 따뜻하다


별빛도 흔들리며 곧은 것이다 여기 오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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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대의 굴절과 저항을 견디며

그렇게 흔들렸던 세월

흔들리며 발열하는 사랑

아직 누군가의 몸이 떠나지 않은 그네

누군가의 몸이 다시 앓을 그네

그네는 흔들림을 연습하기 위해 고안한 놀이기구다. 두려움으로 발을 구르지만 짜릿함으로 되돌아온다. 멈춤을 연습하는 놀이기구는 없는데 그것은 연습 없이도 출 수 있는 생의 마지막 춤이기 때문이다. 흔들리지 않으면 그네가 아닌 것처럼 흔들리지 않으면 생이 아니다. 흔들림 없이 어찌 내가 네게, 네가 내게 다가올 수 있겠는가. 흔들리는 놀이기구를 타고 흔들리지 않으려고 애를 쓸수록 위험하다. 흔들릴 땐 흔들림에 몸을 맡겨야 한다. 누구에게나 오늘도 오늘 치 흔들림이 올 것이다. 걱정할 건 없다. 두려워도 이기고 짜릿해도 이긴 것이다. 왜? 두려움도 기쁨도 삶이라는 원단에 새겨진 무늬에 불과하니까.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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