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목) 개봉하는 ‘장산범’은 웰메이드 스릴러 ‘숨바꼭질’ 허정 감독이 4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스릴러 영화다.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장산범’ 스크린X 버전은 총 러닝타임 100분 중 30분 가량을 스크린X로 구현했다. 스크린X 제작팀은 영화가 집중하고 있는 ‘소리’가 주는 공포를 시각화하는데 주력했다. 미스터리한 목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좌우 벽면에 기하학적 영상효과를 적절히 녹여냄으로써 소리를 형상화한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숲 속, 동굴, 심지어 친숙한 공간인 집에서도 사방에서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소리와 3면 영상이 청각과 시각을 쉴틈없이 자극한다. 정면을 넘어 좌우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긴장감이 영화를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장산범의 주요 영역인 동굴을 외부와 내부 각각의 시점으로 교차해 보여주는 장면에서의 스크린X 효과도 매우 흥미롭다. 외부 시점에서는 좌우 벽면에 우거진 나무들을 보여주고, 반대로 동굴 내부에서 바라본 시점에서는 좌우 스크린X 효과를 사라지게 했다. 이를 통해 2D 화면에서는 동일한 공간감으로 다가올 장면이 스크린X 효과를 만나 동굴 내부의 폐쇄감을 극대화시키는 장치로 작용한다.
3면을 각기 다른 화면으로 구성한 몽타주 기법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형사가 사건일지를 검토하는 장면에서는 좌우 벽면을 사건일지 속 기록들로 가득 채워 관객들의 궁금증을 고조시킨다. 또는 과거 행복했던 시간을 3면 스크린에 분할해 보여주다가 정면에는 꿈에서 깨어나는 희연(염정아 분)의 모습을, 좌우 벽면에는 흐려지는 옛 추억을 배치함으로써 비극적 상황을 두드러지게 표현하기도 했다.
이번 작품에는 CGV가 그동안 스크린X를 통해 선보여왔던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스릴러를 소재로 선보였던 첫 스크린X 작품 ‘검은 사제들’ 이후 공포감을 극대화시키는 더욱 진화된 표현력을 느낄 수 있다.
CJ CGV 스크린X 스튜디오 최용승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극중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극대화하는데 집중해 스크린X 작업을 진행했다”며 “스크린X의 좌우 벽면 효과를 통해 청각을 형상화한 듯한 공감각적 재미까지 느껴보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CJ CGV는 2015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네마콘(CinemaCon)을 통해 스크린X 글로벌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해외 극장 기업들과는 플랫폼 확장을, 스튜디오들과는 콘텐츠 제작에 관해 협력하면서 스크린X의 글로벌 확산을 위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 쏟고 있다. 스크린X는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 받아 미래창조과학부 주관 ‘2016년 가상현실 플래그쉽 프로젝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CJ CGV는 국내에선 CGV용산아이파크몰, 홍대를 비롯해 84개 스크린X관을 운영중이다. 해외에는 미국 CGV LA 마당과 부에나파크, 라스베이거스 AMC 극장, 중국 완다시네마, 야오라이, 일본 유나이티드 시네마, 태국 방콕 메이저 시네플렉스, 인도네시아, 베트남, 터키 등 7개국 37개 스크린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