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박기영 공개사과, 사퇴 요구는 일축..."마지막 기회 달라"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황우석 사건과 관련해서 공개 사과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박 본부장은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간담회에서 황우석 사건을 언급하며, “당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사과할 기회가 없어 11년간 너무 답답하고 마음의 짐을 안고 있었다”면서 “당시 청와대에서 과학기술을 총괄한 사람으로서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며 이 자리를 빌어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공개 사과했다. 또 황우석 사이언스 논문 공저자로 들어간 것과 관련해서도 “그 때 좀 더 신중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2003년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 과학기술 혁신체계를 만들기 위해 많은 토론을 했다. 과학자들의 노력이 국가 지식성장과 경제 성장에 기여 하는 그러한 체계를 만드는 게 꿈”이라면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열정적으로 일해서 국민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부족한 저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라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박 본부장은 이날 과학기술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방안과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연구 개발(R&D) 추진체계 개편 방안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먼저 과학기술 컨트롤 타워 강화와 혁신생태계 재구축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R&D 전체 예산 배분 조정에 있어서 과학기술 혁신본부가 전문성을 갖고 제 역할을 다하도록 할 계획이다. 교육, 연구, 산업현장에서 혁신이 활발하게 일어나 경제 성장과 고용 창출로 연계되도록 혁신 생태계를 재구축할 방침이다. 또 R&D 투자 포트폴리오 전환 및 연구자 중심으로 시스템을 혁신할 계획이다. 연구자들이 마음껏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연구자 주도의 R&D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국민이 참여하고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과힉기술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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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는 박기영 본부장의 거취가 주목받으면서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박기영 본부장이 입장할 때 전국공공연구노조 관계자들이 “사퇴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토론회는 참석자들이 교통사정으로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5분 늦게 진행됐다. 박 본부장은 기다리는 동안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잔뜩 긴장된 얼굴이었다.

박 본부장은 황우석 논문조작 사태에 연루돼 자질 논란이 일면서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황우석 논문조작 사태의 핵심 인물인 박 본부장이 20조에 이르는 국가 R&D 예산을 관리하는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맡는 것이 매우 부적절하다는 점에서다.

박 본부장은 2005년 말~2006년 초 황우석 논문조작 사태를 계기로 논문 내용에 기여한 바 없이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전공과 관계가 없는 과제 2건으로 황 전 교수로부터 연구비 2억 5,000만 원을 지원받은 사실 등이 드러났다. 당시 서울대·한양대 등은 조작 논문에 공저자로 참여한 교수들에게 연구윤리 위반이나 연구비관리 책임을 물어 전원 중징계나 권고사직 등 조처를 내렸으나 순천대는 박 본부장의 연구부정행위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공개 사과도 하지 않았다.

전국공공연구노조, 환경운동연합,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등 과학기술인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은 임명 철회와 자진 사퇴를 정부와 당사자에 촉구해 왔다.

하지만 한국기술사회는 박기영 본부장 임명에 대해 지지 성명을 냈다. 이들은 “박 본부장이 2005년 노무현 정부 당시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일하면서 우리나라 과학기술 경쟁력을 국제수준으로 향상 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면서 “그는 흐트러진 과학기술 혁신체계를 재정비하고 무엇보다도 그간 단절된 과학기술계와 정부와의 소통을 복원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적임자로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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