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창간기획 '2017 청년을 말한다']" 역량 발휘 기회 뿌듯" "열정만 강요..퇴사 결심" 중기 취업의 명암



시키는 일만 하는 대기업보다


전문가로 성장할 가능성 높아

좋은 중기 일자리 늘어났으면

“열정 있는 청년들을 위해 중소기업들이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줬으면 합니다.”

올해 초 가상현실(VR) 개발 업체인 이노시뮬레이션에 입사한 홍주은(27·사진)씨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싶어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대기업의 경우 시키는 일만 하거나 이미 짜여진 프로세스에 편입돼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소기업에서는 프로세스를 직접 관장하며 업무에 주도적으로 참가할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면 내가 맡은 업무 분야를 통달할 수 있고 동시에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또 내 열정과 능력을 통해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되고 싶어 중소기업을 택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한 그는 1인 기업과 중소 제조업체에서 각각 반년 정도 인턴으로 마케팅 일을 했고 현재 이노시뮬레이션에서 해외 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 회사가 현재 70여개국에 VR 기기를 수출하고 있는데 선적관리와 해외 거래처들의 고객 불만사항 등을 처리한다. 올해를 기점으로 수출 물량이 늘어 많이 바쁘지만 자신 덕분에 해외 거래처가 더 효율적으로 관리돼 보람이 생긴다고 뿌듯해했다. 그는 “나처럼 많은 청년들이 월급이나 규모와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회사를 찾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이 이들을 위해 더 많은 꿈의 무대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과도한 근무 탓에 건강 나빠져

불합리한 구조 이의제기도 못해

제대로 일할 환경 조성됐으면

“청년들의 열정을 악용하면 안 됩니다.”

지난해 중소 섬유업체에 입사했다가 9개월 만에 회사를 나온 강민경(26·가명)씨에게 퇴사 이유를 묻자 돌아온 첫 마디다. 한껏 기대를 안고 들어간 첫번째 직장이었지만 실망은 컸다. 그는 북미와 동남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의류 해외영업을 담당했는데 과도한 주말근무와 야근으로 건강까지 나빠져 결국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자신은 업무를 마쳤지만 상사가 계속 업무를 할 경우 퇴근을 하지 못했고 주말에 업무를 떠맡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집에서 회삿일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는 “성장하는 중소기업이었지만 불합리한 업무 구조에 대해 조직원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도 드물었고 주니어급 직원들의 의견도 잘 수용되지 않았다”며 “임금은 둘째 치더라도 문화가 너무 폐쇄적이어서 내 능력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더 늦기 전에 회사를 나오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취업뿐만 아니라 창업도 고려하고 있다. 취업보다는 창업을 하면 자신의 능력을 더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보도 부족하고 자금 마련도 쉽지 않아 일단은 취업을 해서 경력과 경험을 쌓은 후 4~5년 후에 여건이 되면 창업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많은 청년들이 어렵게 취업을 하는데 좌절하는 경우가 많고 나 역시 그 가운데 한 명”이라며 “취업이든 창업이든 청년들이 제대로 열정과 재능을 뽐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