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반포 주공1 3억 '뚝'...서울 아파트값 1년5개월 만에 하락 반전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전 팔자"

8월 첫주 서울 아파트값 -0.03%

강남·서초 등 투기지역 하락폭 커

8·2부동산대책 약발 먹힐 듯



#올해 서울 강남권 재건축의 ‘최대어’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의 사업시행 인가 신청 하루 전인 지난 8일 전용면적 107㎡가 32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27일만 해도 같은 평형이 35억원에 거래됐지만 8·2부동산대책으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되기 전에 처분하려는 급매가 나오며 3억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같은 단지의 전용 84㎡도 지난달 25일 28억8,000만원에 매매됐지만 이달 8일에는 2억원 빠진 26억8,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서초구 A공인중개사의 관계자는 “8·2대책으로 반포주공1단지는 사업시행 인가 전까지만 매매로 조합원 지위의 양도가 가능하기 때문에 9일 사업시행 인가 신청을 앞두고 급매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매매는 금지되지만 내년부터 시행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 양도 금지 등 고강도 규제를 담은 정부의 8·2부동산대책이 발표 직후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10일 한국감정원이 8월 첫주(7일 기준) 전국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서울은 -0.03%를 기록해 1년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 아파트값은 6·19부동산대책 발표 후에도 상승세를 이어왔으며 8·2대책 발표 직전인 전주(7월31일 기준)에는 무려 0.33% 상승해 감정원이 주간 아파트 가격을 집계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주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2월부터 수도권에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영향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며 지난해 2월29일 -0.01%를 기록한 이후 75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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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강남·서초·송파·성동 등 강남4구를 비롯해 성동·노원·양천 등 이번 8·2대책에서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곳의 하락 폭이 컸다. 반포주공1단지가 3억원 가까이 하락한 영향으로 서초가 0.22% 떨어지며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강동(-0.20%), 송파(-0.05%), 강남(-0.02%), 성동(-0.20%), 양천(-0.02%), 강서(-0.02%), 노원(-0.01%) 등도 일제히 내렸다. 세종시는 0.00% 보합을 나타냈다.

감정원은 “8·2대책이 예상보다 고강도의 규제내용을 포함하면서 전체적으로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서울은 25개구 모두 투기과열지구(또는 투기지역)로 지정됨에 따라 최근 투자수요의 유입으로 상승 폭이 가팔랐던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은 증가하고 매수 문의는 실종되는 등 하락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전국의 주간 아파트 가격은 0.01% 소폭 상승했지만 전주의 0.10% 상승률에는 크게 못 미쳤다. 시도별로는 서울 외에 경남(-0.11%), 경북(-0.09%), 충남(-0.09%) 등이 하락했다. 반면 전남(0.14%), 대구(0.11%), 인천(0.09%) 등은 상승했다.

노희영·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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