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스 또 홍수 피해

카트리나 강타 12년 만에…배수시스템 고장

‘재즈의 고향’으로 불리는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주(州) 뉴올리언스가 또 물에 잠겼다.


지난 2005년 8월 미 기상관측 사상 가장 강력한 열대폭풍으로 기록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강타하면서 시 전역의 방재 체제가 붕괴하고 사상자 1,000여 명과 수십만 명의 이재민을 낸 지 12년 만에 다시 도시 배수 시스템이 무너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주말부터 내린 폭우로 물에 잠긴 뉴올리언스 시가지 상황을 전하면서 “시민들은 12년 전 카트리나의 악몽을 다시 떠올렸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시시피강 어귀에서 멕시코 만에 접해 있는 뉴올리언스는 도시 면적의 대부분이 해수면보다 낮은 저습 삼각주로 이뤄져 있어, 지형상 열대폭풍과 허리케인에 매우 취약한 도시다.


카트리나 사태 때는 도시 전체 면적의 80%가 물에 잠겼다. 뉴올리언스 시 당국은 당시에도 늑장대처로 시민의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았다.

관련기사



워싱턴포스트는 뉴올리언스가 2005년 이후 150억 달러(약 17조 원)를 투입해 배수 시스템을 재정비했지만, 이번에도 폭우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행히 카트리나 사태 때와 달리 이번 폭우 때는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저지대 주민들은 상당한 규모의 재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지애나 주 존 벨 에드워즈 지사는 이날 뉴올리언스 배수 시스템과 전력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에드워즈 지사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패닉에 이를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올리언스 수도 당국은 시내 121개 배수펌프가 지난 주말 폭풍우가 몰려온 기간에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해명했으나 금세 거짓으로 들통 났다. 시 재난위원회의 조사 결과 피해 지역의 배수펌프 8개가 폭우가 시작된 시점에 고장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폭우 직후에 발생한 정전으로 피해를 키운 측면도 있다.

시 수도국장 세드릭 그랜트는 또다시 ‘인재(人災)’가 발생한 데 대해 사과하고 올해 허리케인 시즌이 지나면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손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