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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신 무기 돈] 성공한 권력 필수조건은...'神+군사+경제력'

■에우젠 키로비치 지음, 더난출판사 펴냄



절대 권력 앞에선 두 가지 선택만이 가능하다. 맞서거나 복종하거나. 그러나 현실에서 절대 권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권력은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해 이동하기 때문이다.

강대국들에 둘러 쌓인 대한민국의 특성상 우리는 이 같은 현실을 매일 마주하고 있다. 사드 배치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파워 게임은 권력의 속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의 1강 구도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던 이들이 있지만, 현재는 중국이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경제권력을 등에 업으면서 미국과 권력다툼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로서는 무엇이 권력을 만드는지에 대해 그 누구보다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권력의 속성을 알면 권력의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언제든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무기 돈’은 루마니아의 저명한 저널리스트로서 1,000건 이상의 문헌을 저술하고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한 저자가 연구해온 권력의 진화사를 담은 책이다. 그는 ‘권력’을 둘러싼 수수께끼를 ‘신’, ‘무기’, ‘돈’이라는 세 단어로 풀어낸다.

저자에 따르면 이 세 가지 형태가 조화와 균형을 이룰 때 권력이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역사에 커다란 전환점을 가져온 권력자들의 흥망성쇠를 들여다본다.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받아들인 동로마제국은 1,000년 이상 이어진 반면, 군사권력에만 의존했던 구습을 벗지 못한 서로마제국은 200년 만에 멸망했다. 역사상 가장 거대한 영토를 호령했던 13세기의 몽골제국도 칭기즈칸이 죽은 후 내전과 분열을 거듭하며 100여 년 만에 멸망했다. 반면 파라오를 신으로 숭배하며 제정일치 사회를 이룬 이집트는 3,000년 동안 존속할 수 있었다. 신에 대한 공포와 경외심을 통해 왕국을 하나로 결속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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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역사를 살펴본 저자는 현재의 국제정세를 가늠한다. 미국, 러시아, 중국 중 누가 미래를 지배할 것인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에 대해 자신만의 미래 패권 지도를 그려낸다.

미국의 경우 경제력과 군사력은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하지만 신으로 대변되는 상징권력이 약해지고 있으며, 중국은 경제력이 커지긴 했지만 군사력 측면에선 아직 부족하다. 러시아는 이 세가지를 균형 있게 갖추고 있어 국제관계에 재앙을 몰고 올 수도 있다고 예언한다.

저자는 국가를 초월한 집단들에 대해서도 분석과 전망을 내놓는다. 경제권력을 등에 업고 국가정치에 관여하고 있는 글로벌 거대기업, 테러조직 등의 사례를 들며 더 이상 어떤 형태의 권력도 국가만의 독점물이 아님을 잘 보여준다. 1만5,000원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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