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s머니]낡은 이미지 벗고…은행, 트렌드를 입다

무점포 기반 인터넷은행 돌풍에

점포 확대·업그레이드로 맞대응

복합문화공간·택배보관 시설 등

지역 주민 대상 '이색 점포' 눈길

신한銀, 기업영업 강화 강남 공략

마포 젊은층 위주 新격전지 부상

지방銀은 수도권 신도시에 눈독

1215A09 4대 시중은행




시중 은행들이 무점포 기반의 인터넷은행에 맞서 자산관리나 기업영업 강화, 그리고 젊은 부부나 대학생 등의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오히려 점포를 확대하거나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부유층이 많이 사는 서울 강남과 젊은 층이 많이 사는 마포 지역 등에서는 시중 은행 간의 점포 경쟁이 치열하고 일부 은행들은 창구 거래만 주로 하던 점포를 싹 바꿔 고객들을 위한 강연·전시 공간이나 카페 등의 다용도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통적 부촌인 서울 강남에서는 시중 은행들의 점포 확대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점포 수가 50개로 하나(61개), 우리(57개), 국민(55개)에 밀렸지만 지난 7월 말 현재 59개로 역전했다. 지난 1년여간 9개의 점포를 잇따라 냈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은행은 강남 지역에 기업 업무만 취급하는 기업금융센터를 12개나 열 정도로 기업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강남 고액자산가를 상대하는 프라이빗뱅킹(PB)센터도 한층 강화되는 추세다. KEB하나은행은 PB센터를 두고 있는 것은 물론 PB들이 근무하는 개별 지점도 많다. 국민은행은 PB센터 4개, 신한은행은 PWM센터라는 이름으로 PB센터 6개가 입점해 있다.

서울 마포구는 대학생 등 젊은 유동인구의 비율이 높아 은행권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마포구에 지점을 2곳 개설하며 신혼부부와 대학생을 공략하고 있다. 오는 12월에는 홍대입구역 인근에 공연·전시·카페 등의 다용도 복합문화 공간인 ‘KB락스타 청춘마루’를 오픈해 20대 고객을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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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도 홍대입구역 인근에 새로운 형태의 점포인 ‘S20 스마트 브랜치’ 3호점을 세웠다. 기존에 은행 영업점 창구에서 하던 업무를 은행원 없이도 90% 이상 할 수 있는 ‘반’무인점포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지방 은행들은 4대 시중 은행의 경쟁이 치열한 서울 중심가보다 수도권 신도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경남은행은 7일 서울 마곡, 경기 위례신도시·동탄역 등 3곳에서 영업점을 동시에 열었다. 대구은행은 현재 서울과 경기에 3곳씩 모두 6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수도권에서 기업 금융을 중심으로 영업망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이 2015년 지방 은행의 경기도 영업을 허가하면서 지방 은행의 수도권 공략이 한층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시중 은행의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무점포에 따른 비용 절감을 무기로 해 저금리 대출로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며 “그러나 은행 점포는 잘만 활용하면 새로운 고객 접점을 만드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 다양한 시도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자산가들이 집중돼 있는 강남이나 젊은 층이 몰려 있는 마포 등의 지역에서는 오히려 점포를 늘리고 기존의 점포를 다양한 공연·전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씨티은행은 지역별로 산재해 있던 개별 점포 100개를 통폐합해 서울 강남과 강북 등 100여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는 ‘빅 점포’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별 차이를 떠나 은행 점포 기능 자체를 차별화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우리은행(000030)은 9월 서대문구 신촌지점에 지역 주민과 대학생을 위한 교육 공간인 ‘우리 신촌 사랑방’을 열 예정이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과 지역주민센터를 연계해 문화강좌와 외국인 대학생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회의실과 세미나실을 빌려줄 방침이다.

KEB하나은행은 내년 1월까지 전국의 주요 거점 지점을 고객들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컬처 뱅크’로 바꾼다는 구상을 세웠다. 신한은행은 무인택배보관함 ‘스마일 박스’를 지점에 설치해 1인 가구의 방문을 유도할 계획이다. 시중 은행의 관계자는 “은행 브랜드뿐 아니라 개별 지점도 차별화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며 “점포에 문화 트렌드를 반영해 새로운 고객 접점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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