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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금수저부터 흙수저까지…영웅들의 삶도 현실과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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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들의 향연’. 마블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문구다. 금속 슈트를 입은 아이언맨부터 화가 나면 순진한 과학자에서 녹색 괴물로 변하는 헐크, 천둥의 신이자 외계 세계의 왕자 토르 등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이 저마다의 역할로 에피소드를 채운다. 재미있는 점은 이런 초능력을 가진 캐릭터들이 현실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아이언맨은 MIT를 나온 천재 엔지니어자 세계 최강의 무기업체 ‘스타크 인더스트리’를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다. 게다가 그의 아버지는 미국의 핵개발을 주도한 하워드 스타크. 잘생기고 돈도 많고 똑똑한 그는 전형적인 금수저라 볼 수 있다. 반면 가난한 피자배달부 출신 스파이더맨은 2017년인 오늘날에도 거의 10년 전 출시한 아이폰 3G를, 그마저도 깨진 액정 그대로 사용하는 흙수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슈퍼 솔저’ 프로젝트에 참가해 근육질의 영웅이 된 캡틴아메리카는 국가에 대한 충성, 정의에 대한 사명이 가장 중요한 참군인이고 내성적인 과학자 ‘브루스 배너’는 실험 도중 감마선에 노출돼 괴력의 헐크가 됐다. 신들의 행성인 아스가르드의 왕자 토르는 천둥의 신이라는 별명답게 번개를 사용할 수 있으며 망치처럼 생긴 ‘묠니르’를 통해 어마어마한 힘을 과시한다. 이복동생 로키가 호시탐탐 그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끝까지 동생을 보호하는 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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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와 함께 미미콤비(거미·개미)로도 불리는 앤트맨은 핌 입자를 활용해 몸의 크기를 줄일 수 있고 러시아 첩보원 출신 블랙 위도는 ‘어벤져스’에서 의자에 포박당한 상태에서도 공중을 날아다니며 적들을 일망타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블 캐릭터들의 행동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시시한 농담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기들끼리 싸우기도 한다. 국가에 대한 충성과 원리원칙, 정의를 강조하는 ‘우파’ 캡틴 아메리카, 부자인 다른 동료 영웅들과 비교하면 흙수저이지만 자신의 힘을 약한 사람들을 돕는 데 사용하는 ‘좌파’ 스파이더맨. 잘생겼고 똑똑하며 돈도 많은 금수저 ‘욜로(YOLO)’족 아이언맨 등 현실에서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들을 여러 영웅에 나눠 투사해 다양한 영역에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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