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여의도 메신저]금융위 '공정시장과' 뜬다

스튜어드십 코드·회계투명성 등

文정부 자본시장 중점과제 맡아

주목 못받다가 위상 크게 높아져



문재인 정부 들어 금융위원회의 자본시장국 소속 공정시장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가 자본시장의 중점 과제로 강조한 기관투자가의 수탁자 책임 원칙(스튜어드십 코드), 회계 투명성 제고, 자본시장 교란행위 처벌 강화 등이 모두 공정시장과의 소관이기 때문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금융 소비자 보호와 건전한 시장 질서를 강조하다 보니 예전보다 공정시장과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공정시장과는 금융위 자본시장국 소속 3개 과(자본시장과·자산운용과) 중 하나다. 공정시장과는 금융감독위원회 내부 기구인 증권선물위원회의 담당 부서이기도 하다. 증선위는 △자본시장의 불공정 거래조사 △기업회계의 기준 및 회계감리에 관한 업무 △증권·선물시장의 관리 감독 및 감시 등 ‘자본시장 파수꾼’ 역할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3년 취임 초기 ‘주가조작 엄벌’을 천명하며 새로 만든 실단장급 조직인 자본시장조사단 역시 공정시장과와 유기적인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공정시장과는 과거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자본시장과와 자산운용과가 금융투자사나 자산운용사의 인·허가권, 관련 시장 제도 등 굵직한 권한을 가진 것에 비하면 아무래도 관심도가 덜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대우조선해양 사례를 들며 회계 투명성을 강조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단순한 기관투자가의 책무가 아니라 한국의 ‘증시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핵심이라고 콕 집어 강조했다. 스튜어드십 코드와 회계 투명성을 위한 지정감사제 확대는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지난달 19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 및 100대 국정과제’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후보 시절부터 이어온 문 대통령의 의지를 그대로 드러냈다. 공정시장과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실질적인 이행 주체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관리 부서로서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독려와 해설서 제작 등을 해왔다. 또 지난해 ‘회계 투명성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자유선임제와 지정감사제의 중간 성격으로 ‘선택지정제’ 도입을 추진하는 외부감사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석란 전 공정시장과장은 지난 6월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이례적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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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같은 시장 공정성 강조가 자본시장 활성화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초대형 투자은행(IB) 관련 발행어음 인가 신청서를 낸 삼성증권의 심사 보류도 공정성이 강조되며 나온 흐름”이라고 말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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