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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대출 수요 급증에 5,000억 유상증자 결정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출범과 함께 대출수요가 폭증하면서 증자의 필요성이 제기된데다 추가 대출상품 확대를 위해 예상보다 빨리 유증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최대 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 예정 주식은 보통주 1억주이며 주금납입 예정일은 오는 9월5일이다.


증자 배경에 대해 카카오뱅크의 관계자는 “대고객 서비스 시작 후 예상보다 빠른 자산 증가와 신규 대출상품 출시 등을 위해 선제적인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며 “증자가 완료되면 재무 건전성이 한층 더 강화되고 혁신적인 상품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7월27일 출범 후 5일 만에 100만계좌, 13일 만에 200만계좌를 돌파하는 등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3시 신규 계좌 개설 건수는 228만건으로 수신은 1조2,190억원, 여신은 8,807억원을 기록했다.

자본금 3,000억원으로 출발한 카카오뱅크는 대출수요로 추가 증자를 하지 않으면 재무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떨어져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보다 앞서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는 은산분리 규제에 막혀 증자가 늦어지면서 일부 대출상품의 출시가 중단되는 등의 차질을 빚기도 했다. 케이뱅크는 10일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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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A09 카카오뱅크 주주 현황




카카오뱅크의 주주는 한국투자금융지주 58%, 카카오 10%, KB국민은행 10%, SGI서울보증 4%, 우정사업본부 4%, 넷마블 4%, 이베이 4%, 스카이블루(텐센트) 4%, 예스24 2% 등 9개사다.

이번 증자에는 주주들이 기존의 지분율대로 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최대 주주격인 한국투자금융은 장기적으로 지분을 축소해나가겠다는 조건으로 카카오뱅크에 투자했는데 이번 증자 참여로 투입비용이 늘어나 출구전략에 발이 묶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한국금융지주의 관계자는 “이번 증자에는 100% 지분율대로 참여하지만 나중에 추가 증자 이슈 등이 계속해서 불거지면 증자에 참여하지 않고 새 주주를 참여시킬 수 있다”며 실권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대주주로 올라서 카카오뱅크를 진두지휘하려는 카카오가 은산분리 규제에 막혀 지분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은산분리 규정은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10% 이상 확보하지 못하고 10%를 확보해도 의결권은 4%만 허용돼 인터넷은행의 주요 주주로 참여해 주도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에 족쇄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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