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中 환경규제 강화 정책에 정유·화학·철강 방긋

LG화학 6년만에 2분기 최대 영업익

ABS·PVC 등 주력제품 수요 폭발

경유 수출 27% ↑...철강값도 급등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염화비닐(PVC) 등을 생산하는 LG화학의 국내 최대 생산기지 여수 공장 전경. /사진제공=LG화학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염화비닐(PVC) 등을 생산하는 LG화학의 국내 최대 생산기지 여수 공장 전경. /사진제공=LG화학




1515A11 중국경유수출


정유·화학·철강 등 국내 중후장대 산업이 중국의 환경규제 강화 정책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한동안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에 수세에 몰리기도 했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로 중국 기업의 생산비가 늘고 생산량은 줄어들면서 국내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과 시장성이 동시에 개선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화학산업 경기후퇴 우려에도 주력 제품 가격상승 등에 힘입어 올해 2·4분기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화학업계 1위인 LG화학(051910)은 올해 2·4분기 6년 만에 2·4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7,269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폴리염화비닐(PVC) 등 주력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선전했기 때문이다. 한화케미칼(009830)도 PVC·가성소다 가격이 급등한 덕분에 2·4분기 2,18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 분기보다 11.3%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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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중국 환경규제 정책이 제품 가격급등으로 이어지는 반사이익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대표적인 것이 석탄 감축 정책이다. 중국 석화기업들은 석유 기반의 국내 기업과는 달리 석탄에서 에틸렌 등 기초화학제품을 생산하는데 지난해부터 생산 감축에 돌입하면서 석탄 가격상승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석탄을 원료로 사용하는 PVC 등의 제품 가격을 밀어올렸고 원료비 상승을 견디지 못한 기업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다시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해 가격 재상승 결과를 초래했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을 막기 위한 규제도 강화되면서 ABS 등 관련 제품의 수요가 늘어난 것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에서 최근 미세먼지가 부각되면서 에어컨·세탁기·건조기·청소기 등 가전 수요가 늘고 여기에 사용되는 ABS 수요도 늘었다”고 말했다.

정유업계에서도 중국 환경규제 강화 정책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이 크다. 올 상반기 중국 경유 수출이 639만배럴로 지난해보다 27% 이상 늘었고 SK이노베이션(096770) 등 국내 정유사의 주요 생산제품인 벤젠 가격이 중국의 석탄 생산 감소에 따라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 중국은 연간 벤젠 생산량(약 1,400만톤)의 30%가량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는데 석탄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벤젠 공급 축소를 불러일으켰고 이는 벤젠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철강업계 역시 최근 중국발 환경규제 강화 정책 소식에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달 초 중국 철강 설비의 3분의1이 집중된 허베이성의 환경보호청이 대기오염 방지를 위해 겨울철에 스자좡·탕산·한단시의 철강 생산 능력 대비 생산량을 절반으로 축소한다는 지침을 발표하면서 철강 가격이 급등했다. 시장이 철강 공급 축소 신호를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이는 결국 국내 철강업체들의 실적 개선과 직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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