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전술핵 한반도 재배치 진지한 고민할 때 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을 눈앞에 두고 안보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도 북한은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핵탄두 소형화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완성을 눈앞에 둔 북한은 7월4일과 28일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화성-14형’ 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하면서 북한발 핵 위협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국은 연일 전쟁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고 있어 한반도 안보정세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북한과 미국의 대치상태가 심화되면서 ‘한반도 운전석’에는 우리 정부가 앉을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 조성의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이 시동도 걸기 전에 힘을 잃을 처지가 됐다.


이제 우리는 대북 군사대응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때가 됐다. 북한의 핵 공격 능력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더 이상 재래식 무기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우리 안보를 지킬 수 없게 된 것이다. 북한이 핵을 사용하면 우리도 핵을 쓸 수 있는 ‘공포의 균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평화는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자위권 차원에서 핵무장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독자 핵무장이다. 그러나 우리가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적지 않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하려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와 이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 외교적 고립을 감수해야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해 차선책으로 검토할 수 있는 것이 주한미군의 전술핵 재배치다. 일부에서는 냉전시대에 배치됐던 전술핵의 철수 계기가 된 1991년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 번복에 따른 어려움을 거론하고 있으나 이 선언은 북한이 NPT를 탈퇴하고 핵 개발에 나서면서 아무 의미도 없게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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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만 대화 제의에 매달려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없다. 방법은 어떤 식으로든 핵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미국과의 공조를 통해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 같은 보다 현실성 있는 대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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