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달걀' 우려에 대형마트 3사 국내산 계란 판매중단

이마트와 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15일부터 전국 모든 점포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가축에서 기생하는 해충을 박멸하는 데 사용하는 살충제 성분이 국내산 계란에서 검출된 데 따른 예방 차원 조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분간 모든 매장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국내 유통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형마트 3사가 일제히 계란 판매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소비자들의 큰 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날 0시부터 전국 모든 3,000만 마리 이상 규모 농가에서 생산되는 계란 출하는 전격 중단하고 전수검사에 돌입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잔류농약 검사를 하던 중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의 8만 마리 규모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검출됐다고 이날 밝혔다. 또 경기도 광주시의 다른 산란계 농가에서는 ‘비펜트린’이라는 성분이 닭 진드기에서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밝혔다.

국내 농가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피프로닐은 개·고양이의 벼룩·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사용되는 살충제 성분이다. 동물용의약외품 관련 법에 따라 닭에 대해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피프로닐이 검출된 남양주 농가의 하루 계란생산량은 2만5,000개 수준이다. 정확한 유통량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국제보건기구(WHO)는 피프로닐을 다량 섭취할 경우 간장, 신장 등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광주 농가에서 검출된 비펜트린은 진드기 퇴치용 농약의 일종으로 사용 자체가 금지돼 있진 않으나, 미국환경보호청(EPA)이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농식품부는 최근 ‘살충제 계란’ 파문이 발생한 유럽산 계란이 국내로 건너왔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름철 진드기가 많이 발생해 약품을 과다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