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가 미국 자동차 업계 ‘빅3’ 중 하나인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FCA)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
미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14일(현지시간) 지난주 중국 자동차 업체 대표단이 미국 미시간주 FCA 본사를 방문해 회사 인수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인수주체가 어디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국 최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작사인 그레이트월(창청)·둥펑자동차·광저우자동차그룹(GAC)·지리자동차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FCA 측에 최소 한 차례 인수 제안을 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아직 합의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파산을 겪은 뒤 재건 중인 FCA에 만족할 만한 가격을 제시할 주체가 많지 않다며 중국 자본의 인수가 시간문제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오토퍼시픽의 데이비드 설리번 애널리스트는 NBC에 “FCA를 살 만한 돈을 가진 유일한 곳은 중국”이라며 “중국은 누구보다도 지프 등 FCA 브랜드에 마음이 사로잡힌 상태”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사모펀드 등 금융자본에 회사를 매각하는 것보다는 중국 자동차 업체에 회사를 파는 것이 고용승계와 성장성 측면에서 낫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둔 지리자동차는 지난 2010년 스웨덴 볼보를 인수해 회사를 다시 성장궤도에 올려놓았으며 올해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와 말레이시아 국민차 프로톤을 인수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에서 포드·제너럴모터스(GM)와 더불어 미국 자동차 업계의 자존심인 FCA가 중국에 팔리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2009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미국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지원받아 살아남은 FCA가 중국에 넘어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기반에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앞세워 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에서 승기를 잡아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