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전 가산을 팔고 만주로 망명해 신흥무관학교를 세우며 독립운동에 투신한 석주(石洲) 이상룡(李相龍·1858∼1932) 선생의 생가 ‘임청각’(臨淸閣·보물 182호) 복원을 위해 정부가 팔을 걷는다.
국토교통부는 15일 “경북 안동에 있는 임청각 복원사업을 위해 2020년까지 중앙선 복선전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선생의 생가이며 석주 선생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9명을 배출한 고성 이씨 가문의 종택인 임청각은 일제에 의해 반 토막 났다.
석주 선생이 1911년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전답과 99칸짜리 임청각 등을 모두 처분하고 만주로 떠나 독립운동에 투신하자 일제는 임청각의 정기를 끊으려 마당 한가운데로 중앙선 철길을 냈다. 또 행랑채와 부속건물 등 50여 칸을 뜯어내 고택을 훼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임청각을 “독립운동의 산실이고,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징하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임청각의 모습은 “우리가 되돌아봐야 할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문 대통령은 “일제와 친일의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지 못했다”면서 독립운동가에 대한 예우와 함께 국내외 독립유적지를 발굴·보전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국토부는 2010년부터 임청각을 지나는 중앙선에 대한 복선화전철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까지 도담∼영천 145.1㎞ 구간을 복선화하는 사업으로, 이 사업이 완료되면 현재 철로와 약 7m 거리에 있는 임청각은 철로에서 6㎞ 밖으로 이격된다. 중앙선 신선이 놓이게 되면 임청각을 관통하고 있는 철로는 더는 사용하지 않는 폐선이 된다. 이에 따라 폐선을 걷어내면 임청각을 온전히 복원하는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청각 복원을 주관하는 국가보훈처,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복원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철로 이설 공사를 최대한 빨리 진행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