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간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던 한반도 안보상황이 숨 고르기 국면에 접어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매파들이 북한에 대한 군사 옵션도 테이블 위에 올라 있다며 강경발언을 쏟아내는 데 대해 제동을 건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은 안 된다”며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을 사정권에 둔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위협으로 한반도 안보지수가 최고조에 달한 것을 진정시키겠다는 의지가 배어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연설은 미국을 향해서는 한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에 나서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했고 북한에는 도발중단에 대한 경제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발언에서도 일단 관망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당분간 미국의 행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조선반도 지역에서 위험한 군사적 충돌을 막자면 우리 주변에 수많은 핵전략 장비들을 끌어다 놓은 미국이 먼저 올바른 선택을 하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이 핵전쟁 벼랑 끝에서 한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