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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 완도 여름여행] 영롱한 검은빛 해변...해상왕 꿈 서린 전복의 고장

살통통 오른 완도의 아이콘 전복

어느 식당 들어가도 감칠맛 그만

수만년 세월 견디며 구르고 깎인

구개등 청환석 절경 놓치면 안돼

1,200년전 장보고의 흔적 빼곡한

기념관·청해사도 여행 필수코스

전라남도 완도군 노화도의 전복양식장 전경. 완도군은 국내 전복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최대 산지다. /사진제공=완도군청전라남도 완도군 노화도의 전복양식장 전경. 완도군은 국내 전복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최대 산지다. /사진제공=완도군청


여름여행은 치열하지 않아도 좋다. 이 더위에 땀을 말로 쏟으면서 돌아다니느니 시원하고 풍광이 좋은 곳에서 맛있는 특산물을 맛보며 더위를 피하는 것도 여행의 예술이다. 그래서 이번주는 완도를 찾았다. 완도는 바다의 진품 전복의 본산인데다 아름다운 풍광이 도처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찜통 같은 더위에 맞서다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찾은 완도는 때맞춰 더위까지 한풀 꺾여 늦여름을 완상할 만했다.

전복이 완도의 전유물은 아니다. 전복은 완도를 포함한 진도·해남 일대에서 채취할 수 있는 특산품이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전복하면 완도를 떠올린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전복의 대부분이 완도산이기 때문이다. 전복이 완도의 아이콘이 된 것은 1990년대부터라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1960년대부터 연구해온 치패양식이 이때 일반화됐기 때문이다. 1990년대 말부터 해양 가두리 양식이 보급되면서 전복 생산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전복을 고르는 요령은 살이 통통하게 올라 껍질 가득 찬 느낌이 있는 것을 택하면 된다.전복을 고르는 요령은 살이 통통하게 올라 껍질 가득 찬 느낌이 있는 것을 택하면 된다.


완도전복마을영어조합에 근무하는 고매자(62)씨는 “요즘은 양식기술의 발달로 전복이 2~3년만 되면 수확을 할 만큼 성장한다”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3~4년이 걸렸던 것에 비하면 생육기간을 크게 단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장한 개체의 크기는 제각각이다. 큰 것은 1㎏에 7~8개 정도인 반면 작은 것은 10개가 훨씬 넘는다. 생장 속도는 개체마다 달라 어떤 것은 10년이 지나도 숟가락 크기 이상 못 자라는 것도 있다.

고씨는 완도가 전복의 생산지가 된 이유에 대해 “바다 밑이 맥반석층인데다 근처에 큰 강이 없어 민물을 영향을 받지 않아 바닷물의 짠맛이 유지되기 때문에 전복의 맛과 향이 뛰어나다”며 “이 밖에 수온과 유속도 적당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완도에서 생산되는 전복은 전국의 80%를 차지한다. 거의 모든 전복이 완도산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셈이다. 전복은 대부분 양식으로 생산되는 까닭에 제철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하는 시점에 생산된 것이 품질이 좋다. 초봄에 새로 돋아나는 미역과 다시마를 먹고 자라난 것들이기 때문에 맛이 좋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전복을 고르는 요령은 살이 통통하게 올라 껍질 가득 찬 느낌이 있는 게 좋다. 살이 찐 전복을 고르는 것이 어렵다면 패각보다 살이 올라온 것을 고르면 된다. 쉽게 말하자면 살 가장자리가 두툼하고 검은색을 띠는 것을 고르면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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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접한 해안로 일대에는 전복요리 전문점이 많은데 전복은 회나 찜으로 먹기 때문에 특별한 조리비법이 있는 게 아니므로 어느 집을 들어가도 맛은 대동소이하다. 식사를 마쳤다면 완도항에서 가까운 구개등을 돌아볼 만하다.

구개등은 완도항에서 서쪽으로 4㎞쯤 떨어진 정도리에 있는 길이 800m, 폭 200m의 해변으로 검은색의 청환석(靑丸石)이 널려 있다. 이곳의 돌들은 수만년간 파도에 밀려 구르고 깎이면서 둥근 모양을 하고 있는데 파도가 칠 때마다 돌들이 웃는 소리가 들린다. 구개등 뒤편에는 상록활엽수들로 뒤덮인 숲이 있어 햇볕을 피하기에 좋다.

구개등의 햇볕이 그래도 따갑다면 에어컨이 시원한 장보고기념관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구개등은 완도항에서 서쪽으로 4㎞쯤 떨어진 정도리에 있는 길이 800m, 폭 200m의 해변으로 검은색의 청환석이 널려 있다.구개등은 완도항에서 서쪽으로 4㎞쯤 떨어진 정도리에 있는 길이 800m, 폭 200m의 해변으로 검은색의 청환석이 널려 있다.


기념관은 1,200년 전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해 해상무역을 주도했던 장보고에 관한 자료를 모아 놓은 곳으로 1,700㎡의 전시관 안에 다양한 콘텐츠가 전시되고 있다. 기념관 초입에는 해외에서 성공한 사업가들에게 ‘장보고한상(韓商)’이라는 직함을 주고 이들의 스토리를 적어놓은 코너가 눈길을 끄는데 박미정 계장은 “해상왕 장보고가 그랬듯이 해외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완도의 특산품을 수출하고 청소년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완도군이 장보고한상어워드를 제정해 시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보고기념관 밖에는 장보고의 사당인 청해사가 있다. 청해사에는 장보고의 영정이 봉안돼 있는데 그가 해상무역의 제왕이었던 만큼 영정에 참배하면 재복이 들어온다는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이곳을 안내한 박 계장은 “이곳의 운은 정말 대단하니 장보고 영정에 참배를 하라”며 “그러면 조만간 돈벼락을 맞을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래서 귀경길에 복권을 1만원어치 샀지만 모두 … 어려운 사람을 돕는 좋은 일에 쓰고 말았다.

/글·사진(완도)=우현석객원기자

장보고기념관 근처에 있는 장보고 동상.장보고기념관 근처에 있는 장보고 동상.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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