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자산 10조원 이상으로 상호출자제한 규제를 받는 기업집단은 모두 31개다. 지난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자산 기준이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들 기업은 또 신규 순환출자 금지,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공시의무 등의 규제를 받는다. 문제는 이 같은 시행령 개정으로 자산 5조원 이상 10조원 미만인 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를 막을 법적 근거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지난 7월 공정위가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해 자산 5조원 이상 10조원 미만인 기업집단을 ‘준(準)’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관련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3월 말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해 기준 자산 5조~10조원인 기업집단 수는 25개다.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동일인’을 정해 공정위에 신고해야 한다. 대기업집단의 동일인은 실질적 지배권을 가진 오너(총수)들이다. 동일인은 허위자료 제출 등 회사의 잘못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진다. 또 본인과 친인척(6촌 이내)이 회사와 거래할 경우에도 모두 공시해야 한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도 적용된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는 이 전 의장이 아닌 네이버 법인을 동일인인 총수로 지정하는 방안을 공정위에 제출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지분율 10.76%)이고 지분율이 4.6%인 이 전 의장은 네이버 및 계열사의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뗐다는 게 네이버 측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