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미니클러스터로 경쟁력 '쑥쑥']18곳 뭉치니 '車부품 백화점'..."구매 편해" 베트남업체도 반해

<상> 해외 개척 나선 창원 車부품 컨소시엄

변속기 제조 티아이씨 중심으로

산단공 지원받아 기술개발·마케팅

꾸준히 네트워크 다져 신뢰 확보

2020년까지 매출 100억 목표

정봉채 TIC 대표/창원=박해욱기자정봉채 TIC 대표/창원=박해욱기자


“중소기업이 해외시장 개척하려면 한계가 많은데 정부·공공기관 협조를 받으면 신뢰도가 올라가 훨씬 수월합니다. 특히 다양한 자동차 부품업체로 컨소시엄을 꾸려가니 베트남 완성차 업체들이 ‘(백화점처럼) 한 번에 다 구할 수 있다’며 좋아하더라고요.”

지난 11일 경남 창원시 본사에서 만난 정봉채(사진) 티아이씨 대표는 베트남 완성차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를 이같이 분석했다. 베트남은 아직 자체 기술만으로는 자동차를 만들 수 없어 주요 부품을 수입해 조립한다. 빔모터·탄콩·삼코·타코 등이 4대 주력 완성차 업체로 꼽히는데, 창원지역 지능형 수송·방산 미니클러스터 소속 티아이씨 등 18개사는 컨소시엄을 꾸려 베트남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거나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베트남 진출을 추진 중인 티아이씨는 컨소시엄의 대표기업을 맡았다. 옛 통일중공업의 자회사로 자동차 변속기와 차축구동장치 부품을 전문으로 만드는 티아이씨는 제품 대부분을 국내 대기업에 공급해왔다. 그러나 최근 국내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티아이씨는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중국이나 일본만 봐도 한국 시장이 얼마나 좁은지 알 수 있다”며 “무궁무진한 기회를 얻으려면 높은 품질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티아이씨가 해외진출의 주요 거점으로 삼은 건 베트남이다. 인구도 1억 명에 달하고 매년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특히 라오스와 캄보디아, 태국 등 주변 국가들과 지리적·문화적으로 가까워 시장 확장성이 크다. 정 대표는 “사업가로서는 대단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앞서 진출해있는 일본·중국 기업들을 어떻게 따돌리느냐가 관건이었다”고 2014년 첫 시장 개척 당시를 회상했다.



티아이씨가 홀로 베트남에 진출하자니 시장 조사부터 현지 기업인과 만남 등 모든 면에서 부딪히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한다. 이때 같은 고민을 하던 창원지역 업체들과 산업단지공단이 베트남 시장 개척을 논의하는 소그룹연구회를 꾸렸다. 이를 바탕으로 공동으로 수출상담회를 열고 시장개척단을 파견하는 등 조금씩 베트남 내 네트워크를 넓혀갔다.


그렇게 공들인 끝에 2015년 티아이씨는 차축부품 2,200대 첫 수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정 대표는 “해외 고객사는 정부기관이 참여한 기업 컨소시엄을 높게 평가한다”며 “고객사는 컨소시엄을 통하면 원하는 부품을 쉽게 조달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았다”고 강조했다. 티아이씨는 베트남 진출을 계기로 중장기적으로 수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려 대기업 의존도를 대폭 낮추고 차축전문기업으로 자리잡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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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컨소시엄에는 샤시와 엔진, 전기, 공조, 조향, 제동장치 등 각 분야 18개 업체가 참여 중이다. 공동 기술개발로 자동차(상용차·버스) 핵심부품과 부품 조합(베어 샤시) 모듈을 만들어 함께 마케팅을 한다. 컨소시엄 매출액은 2015년 32억원, 2016년 49억원을 기록했고 2020년 100억원이 목표다. 정 대표는 “중국보다 소재 경쟁력이 월등히 뛰어나고 일본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베트남 완성차 업체의 사랑을 받고 있다”며 “컨소시엄을 통해 앞으로 인도 시장도 개척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산단공의 한 관계자는 “2014년 첫 수출상담회 개최를 시작으로 6차례 시장개척단을 파견하고 현지 기업과 만나는 등 꾸준하게 네트워크를 다진 덕에 수출이 성사됐다”며 “(컨소시엄을 통해) 참여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끌어 올리고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게 가장 큰 성과”라고 진단했다.

/창원=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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