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거래소와 상장사협의회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533개사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 상반기 매출은 910조1,3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우리나라 GDP 성장률(2.7%)을 5.5%포인트나 웃돈 수치다. 상반기 기준으로 코스피 상장사의 매출 성장률이 GDP 성장률을 웃돈 것은 2013년(2.35%) 이후 4년 만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두 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8조1,93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9.19%, 순이익은 60조6,868억원으로 24.44% 증가했다. 이로써 상반기 이익 규모로 종전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기록을 경신했다.
올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의 실적 개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전기전자업종이 이끌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의 합산 매출액은 124조5,299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상장사 매출액(910조1,387억원)의 13.68%를 차지했고 영업이익은 29조4,832억원으로 전체 코스피 영업이익(78조1,939억원)의 37.71%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몰고 온 정보기술(IT)업종 발 착시효과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19% 증가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2.12% 역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2% 늘어나는 데 그쳤고 순이익 증가율도 1.75%로 감소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은 반도체 가격 호조의 덕을 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에 집중된 측면이 있다”며 “이 때문에 실적 개선의 경제효과가 의문시되고 IT 경기 둔화에 따른 하반기 실적 둔화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철강금속·전기전자 등 14개 업종에서 매출이 증가한 반면 운수장비 등의 업종은 매출이 줄었다. 순이익은 비금속광물·전기전자·기계 등 8개 업종이 증가한 반면 운수창고업· 전기가스업·운수장비 등 9개 업종은 순이익 폭이 감소했다. 전체 분석 대상 기업 중 438곳은 당기순이익이 흑자를 냈고 95곳은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전환 기업이 46곳으로 흑자 전환 기업(38곳)보다 많았다. 부채비율은 지난 6월 말 현재 110.90%로 지난해 말 대비 3.96%포인트 낮아졌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