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살충제 달걀'서 새로 검출된 에톡사졸·플루페녹수론…'만성독성' 위험

장기간 섭취할 경우, 간 손상·빈혈 가능성

폐기되는 달걀/연합뉴스폐기되는 달걀/연합뉴스


산란계 농장을 전수검사하는 과정에서 새로 검출된 ‘에톡사졸’과 ‘플루페녹수론’이 비교적 독성은 약하지만 장기간 섭취했을 때 간 손상이나 빈혈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정부의 산란계 농장 전수검사에서 에톡사졸과 플루페녹수론이 새롭게 발견됐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식품규격위원회의 코덱스(CODEX) 규정 등에 따르면 에톡사졸은 ‘독성이 나타나기 전까지의 최대 허용섭취량(ARfD) 기준을 만들 필요가 없는 물질’, 플루페녹수론은 ‘다량으로 사용되지 않는 한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물질’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두 물질이 급성 독성을 유발할 확률은 낮은 편이지만 만성 독성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설치류나 개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을 보면 두 물질을 한꺼번에 많이 먹었을 때 급성 독성이 나타나는 경우는 적다. 하지만 만성 독성의 위험은 있다. 에톡사졸은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개의 경우 독성을 유발하지 않는 가장 높은 용량은 4㎎/㎏으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인간으로 가정하면 몸무게가 60㎏인 사람의 경우 수십 년간 240㎎을 섭취하면 간에 손상이 올 수 있다.


플루페녹수론은 헤모글로빈에 독성을 야기해 빈혈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2010년에 우리나라에서 82세 노인이 플루페녹수론 물질을 섭취해 사망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김규봉 단국대 약학대학 교수는 “동물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바로 대입할 수는 없지만, 사람이 이 같은 독성 물질에 10배는 더 민감하다고 보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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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매일 섭취해도 유해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1인당 1일 최대섭취허용량(ADI)은 국내 기준으로 에톡사졸이 0.04㎎/㎏, 플루페녹수론이 0.037㎎/㎏이다. 에톡사졸은 도라지·딸기 등 16개 농작물에, 플루페녹수론은 감·감자·고추 등 30가지 농작물에 잔류 농약 허용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두 물질 사용은 특히 축산업에서는 제한돼 있다. 다만 소가 물이나 사료를 먹는 과정에서 비의도적으로 해당 물질을 함유할 가능성을 고려해 우유에서만 0.01㎎/㎏까지 검출을 허용한다.

정부 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는 이날 오전 5시를 기준으로 총 31곳이다. 살충제별로 농가를 나누면 피프로닐 7곳, 비펜트린 21곳, 플루페녹수론 2곳, 에톡사졸 1곳 등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 전국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27종의 농약 잔류 여부를 검사 중이다. 잔류 허용 기준이 있는 농약은 피프로닐, 비펜트린, 다이아지논, 디클로르보스, 메티다티온 등 14종이고, 검출량이 아예 없어야 하는 농약은 트리클로르폰, 아미트라즈, 이버멕틴, 페노뷰카브, 펜설포티온 등 13종이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조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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