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한컴, 페이팔 창업자 펀드 등 600억 투자 받았다

크레센도 500억·린드먼 100억 유치

VR·AI 등 신사업 투자에 숨통

4차산업 기술로 제2 도약 탄력

한컴그룹 신사업 투자현황




한글과컴퓨터가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이 설립한 펀드로부터 500억원 등 총 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페이스북과 에어비앤비 등 세계적인 벤처기업에 투자해온 유명 사모펀드로부터 사업 비전과 성장성을 인정 받은 셈이다. 한컴은 이를 계기로 가상현실(VR)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loT) 등 신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제2의 도약’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피터 틸의 안목대로 지난 1989년 ‘아래아한글’ 출시 이후 뚜렷한 성과 없이 답보 상태에 머물렀던 한컴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과거의 영화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컴은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500억원, ‘린드먼아시아글로벌파이오니어사모투자’로부터 100억원 등 총 6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크레센도는 전자상거래 회사인 이베이의 자회사이자 글로벌 전자결제서비스업체인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이 회장으로 있는 사모펀드다. 엘론 머스크와 페이팔을 공동 창업한 피터 틸은 주요 벤처기업들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하며 벤처투자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일찌감치 한국의 IT 기술에 주목, 지난 2012년 국내 중소·중견기업 투자를 위한 전문 펀드인 크레센도를 설립했으며, 분야별 1등 기업에만 투자한다는 전략을 바탕으로 지난 2013년부터 한미반도체에 총 745억원, 서진시스템에 203억원, 윈스에 240억원 등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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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그룹은 이번에 받은 투자금을 신사업 투자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한컴은 앞서 지난달 호흡기ㆍ마스크ㆍ보호복 등을 생산하는 개인 안전장비 기업 ‘산청’을 2,650억원에 인수했다. 방화복에 사물인터넷(loT) 기술을 적용한다는 사업 전략에 따른 행보였지만, 한컴 입장에서는 인수가가 적지 않게 부담이 될 거라는 관측이 많았다. 한컴은 이번 투자금을 산청 인수에 따른 부담을 줄이는 한편 신사업 확장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사업 투자에서는 VR과 드론에서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자회사 한컴지엠디는 이날 드론 전문기업 드로젠과 ‘한국형 드론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자체 보유한 VR 기술을 적용한 ‘원격 드론 레이싱 시스템’ 공동 개발에 나섰다. 장소 확보 문제와 각종 규제로 인해 막혀 있던 드론 레이싱 분야에 VR을 적용해 사업 기회를 찾는다는 전략이다. 회사 측은 이번 개발이 마무리되면 멀리 떨어진 사람들끼리 드론 대회가 가능해지는 세계 첫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기술은 내년 1월 미국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8’에서 전격 공개된다. 또 연내를 목표로 개발 중인 인공신경망 번역기술을 적용한 통번역기 ‘지니톡웨어러블’ 제품 출시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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