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성 강원대 교수는 17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에서 한국자동차산업학회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공동 주최한 ‘자동차산업의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 방안’ 세미나에서 “우리나라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해외에서 입법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노조에 편향돼 있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김 교수는 “헌법에서 부여하는 노동자의 파업권은 사용자의 경영 활동을 원천 봉쇄하라는 것이 아니다”면서 “노사 간 협력적인 관계를 설정하려면 사측에도 충분한 방어권을 제공해 힘의 균형을 맞추는 게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의 최대 현안인 통상임금 소송에서 법원의 편향된 판결을 내릴 경우 노사관계의 대립이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상여금은 통상임금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30년 전 노동부가 행정지침으로 규정했고, 노사간 합의를 통해 총인건비를 책정해 왔다”면서 “사법부가 편향된 판결을 내린다면 노사관계의 대립적 문화를 더욱 고착화 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이어 “통상임금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에서 행정지침을 입법화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노·사가 모두 머리를 맞대고 기업의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했다. 권혁 부산대 교수는 “지난 200년 간의 노사 관계의 프레임이 사용자의 착취와 노동자의 쟁취로 구성 온 이면에는 기업은 망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면서 “그러나 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사태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겪었듯이 지금의 현실은 기업의 흥망이 한순간에 뒤바뀔 수 있는 만큼 인식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