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김용범 부위원장 인선이 마무리되고 난 후 연쇄 후속 인사에 대한 하마평이 수두룩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너무도 잠잠하기만 했는데요.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교체가 예상됐던 자리 중 일부는 임기 완주가 가능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전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자진사퇴를 표명하면서 새 정부의 금융권 인사는 또 다시 안갯속에 빠졌습니다. 스튜디오에 정훈규기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앵커]
Q. 정기자, 다음 달 정부가 금융권 대규모 인사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죠.
인사와 관련된 소식들이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잦아들다 보니, 애초 교체에만 관심을 두다 최근에는 누가 임기를 채울지 여부도 관심사가 되는 분위깁니다.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선 가장 큰 관심은 역시 금융감독원장인데요.
진웅섭 금감원장의 임기는 올해 11월까지로 현재 원장이 공석인 것은 아닙니다. 진 원장도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를 챙기고 있는데요.
지난달 정부가 금융위원장을 새로 교체하면서 호흡을 맞출 금감원장 인선도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최종구 금융위원장 취임 이후 금감원장 자리에는 관료와 민간, 내부 출신까지 무수한 하마평이 나돌았는데, 지금은 모두 수면 아래로 사라진 상태입니다.
특히 금감원은 부원장들을 포함해 대부분 임원의 임기가 연말에 몰려있어 원장부터 임원까지 임기보장도, 교체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청와대가 아직 적임자를 찾지 못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계부채 등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해 진웅섭 금감원장이 11월 임기까지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관측에도 적지 않은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앵커]
Q. 금감원장과 함께 정부가 인사권을 가진 금융공기업 CEO들에 대한 교체설도 많았는데, 거론되는 곳들은 어딥니까?
[기자]
네, 모두 지난 정부에서 CEO가 교체된 곳들인데요.
아직 CEO 임기가 절반 이상 남은 곳들도 있지만 새 정부의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인물들로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산업은행과 한국거래소, 예금보험공사와 주택금융공사, 또 자산관리공사와 신용보증기금 등인데요.
이중 한국거래소는 현 정찬우 이사장이 조금 전 자진사퇴를 밝혀 자연스럽게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고요.
나머지 거론되는 곳 중 올해 안에 임기가 끝나는 CEO는 오는 10월 임기 만료인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뿐입니다.
이어서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의 임기가 내년 5월로 비교적 짧은 편이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임기는 2019년 중에 끝납니다.
통상 정권이 바뀌면 공기관 수장들의 임기 완주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은데요.
최근 차기 인사에 대한 하마평마저 들리지 않다 보니, 일부는 임기를 채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곽범국 예보 사장의 경우 국제예금보호기구협회, IADI 차기 의장에 거론되고 있는데요.
IADI는 전 세계 예금보험기구로 구성된 국제기구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 영국 등 83개 예보기구가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습니다.
한국인 출신 의장이 배출된다면 국가 위상 제고에 도움이 되는 만큼 임기가 1년도 안 남은 곽 사장을 미리 교체할 필요가 있느냐는 말도 나옵니다.
[앵커]
Q. 수많은 교체설 가운데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은 교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점쳐졌는데, 결국 정찬우 이사장은 조금 전 사퇴를 표명했죠?
[기자]
네,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은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꼽히는 탓에 새 정부의 금융위원장 인선 이후 당장에라도 교체될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요.
이 때문에 관련된 하마평이나, 자진사퇴설 등 수많은 관측이 나돌았습니다.
정작 청와대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어 최근 이런 얘기들이 쏙 들어갔지만, 시기가 문제일 뿐 교체는 정해진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특히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의 경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연루된 혐의들이 있어서, 새 정부가 들어선 후 크게 위축된 모습이었는데요.
공식 석상에도 좀처럼 나타나질 않아 식물 이사장이라는 비판까지 받아왔는데, 조금 전 결국 자진 사퇴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남은 이동걸 산은 회장도 교체될 것이란 전망에 더 무게가 실리게 됐는데요.
다만 임기가 만료되지 않았는데도 전 정권 인사라는 이유만으로 교체를 당연시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선 논란이 남습니다.
이동걸 산은 회상의 경우 3년 임기 중 아직 절반 가량이 남았고 대우건설과 금호타이어 매각 등 굵직한 현안이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임기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과거 정부가 바뀔 때마다 전 정부에서 임명된 산은 수장들이 스스로 물러나거나 교체됐던 관행을 바꿔야 경영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