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접수하기가 더 어려운 한국어능력시험

연 6회 시험 접수때마다 홈피 먹통

응시자들 "인터넷 강국에서..."

국립국제교육원 "접속자 몰린 탓

예산확보 안돼 서버확충 지연"



국내의 한 대학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일본인 엔도 미사코(27)씨는 지난 14일 한국어능력시험인 ‘토픽(TOPIK)’을 접수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접속하려다 속을 태웠다. 이날은 오는 10월 실시되는 제54회 토픽 원서접수 첫날이었지만 홈페이지가 다운돼 접수를 하는 데 애를 먹었던 것이다. 엔도씨는 30분 동안 홈페이지 접속을 시도해 겨우 로그인에 성공했지만 시험접수 코너 페이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재접속을 해야 했다. 홈페이지가 정상일 때는 로그인부터 응시료 결제까지 10분이 채 안 걸리지만 엔도씨는 이날 1시간가량 씨름한 끝에 겨우 원서접수를 마칠 수 있었다.


매년 토픽에 응시하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있지만 시험접수 때마다 홈페이지가 먹통이 돼 응시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주로 외국인이 사용하는 토픽 홈페이지인 만큼 인터넷 강국 한국의 이미지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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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은 매년 1·3·4·7·10·11월에 총 6회가 치러지며 시험일 1~2개월 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약 10일간 접수를 받는다. 문제는 매번 홈페이지 다운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응시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시험을 보기 위해 첫날 접수를 가장 많이 하는데 한꺼번에 몰리는 접속자를 감당하지 못해 서버가 다운되는 것이다. 토픽을 주관하는 교육부 국립국제교육원에 따르면 회당 평균 지원자 수는 2014년 1만7,000여명에서 지난해 2만5,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서버 용량은 이에 맞춰 확대하지 못해 홈페이지 먹통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토픽 최상 난도인 6급을 따기 위해 2년 전부터 시험을 보고 있는 한 중국인 유학생은 “인터넷 속도가 빠른 한국에서 시험접수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토픽을 보는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시험접수 첫날 토픽 홈페이지 먹통은 이미 소문이 자자할 정도여서 하루빨리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립국제교육원도 서버 용량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립국제교육원 관계자는 “현재 토픽 홈페이지 프로그램과 서버는 2011년 구축된 것인데 시험접수 때마다 홈페이지 마비 현상이 일어나 서버 확충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서버 확충 등 홈페이지 개선에는 6억5,000만원가량 소요되는데 예산 확보가 잘 되지 않아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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