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이민화의 4차 산업혁명] 스마트공장을 클라우드화 하라

창조경제연구이사회 이사장·KAIST 초빙교수

<44> '제조3.0' 프로젝트의 원칙

개별서버 구축땐 기업 부담 커

공장자동화 소프트웨어 공유로

데이터 분석·예측 효과 극대화

제조업 생태계 경쟁력 키워야

이민화 창조경제연구이사회 이사장이민화 창조경제연구이사회 이사장


한국은 제조업 강국이다. 한국의 제조업 비중은 31%로 중국 다음이고 독일(23%), 일본(21%), 미국(16%)에 비해 월등히 높다(2012). 그런데 대다수 중소제조업의 경쟁력은 한계에 도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의 혁신성은 독일의 83%, 일본의 50%에 비해 훨씬 낮은 38%에 불과하다. 2년 전 제조3.0이라는 스마트공장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유다. 지금까지 약 3,000개의 스마트공장에 지원됐고 향후 3만개로 확대한다고 한다. 업체당 5,000만원까지의 정부지원금과 민간 투자와 초기 투자의 5배에 달하는 유지관리 비용을 감안하면 10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다. 스마트공장 프로젝트 혁신을 검토해야 할 이유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클라우드 우선 원칙이 배제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사업비용은 클라우드 활용으로 10배가 절감됐다(GRP파트너스). 3차 산업혁명이 서버 기반의 기업별 정보기술(IT) 혁명이라면 4차 산업혁명은 클라우드 기반의 기업 간 IT 혁명이다. 클라우드로 소프트웨어(SW)와 데이터의 공유와 교환이 촉진된다. 개별적으로 SW를 구축하는 기업과 공동으로 SW를 공유하는 기업의 경쟁 결과는 명확하다. 4차 산업혁명은 개별 경쟁 시대에서 생태계 경쟁 시대로의 진화를 의미하고 있다.

스마트공장의 가장 큰 비용은 지속적인 SW 비용이다. 현재 추진되는 스마트공장의 서버 구축과 공장자동화 SW 설치비용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상 징후 분석, 최적의 자재 조달 예측, 품질 불량 분석 등 다양한 분석 SW를 개별적으로 설치하는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돼 있다.


결론적으로 클라우드에서의 공통의 SW 공유가 스마트공장의 비용대비 효과를 극대화하는 유일한 대안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서버 기반의 스마트공장은 자칫 기업의 애물단지가 될 우려가 크다. 작은 중소기업에는 서버 관리 요원도 부담이고 설치 SW 유지보수도 문제가 된다. 실리콘밸리에 개별 서버에 독립 SW를 새로 설치하는 회사가 없는 이유다. 하드웨어(HW) 서버는 ‘IaaS(Infra structure as a Service)’에서 제공받고 공통 SW는 ‘PaaS(Platform as a Service)’를 활용한다. 이러한 스마트공장용 분석 시스템들은 제너럴일렉트릭(GE), 지멘스 등 다수의 기업과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개방 SW인 클라우드 파운더리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면서 개별 기업 전용 응용 프로그램과 데이터는 완벽히 보호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클라우드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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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현재 추진되는 스마트공장은 클라우드 기반이 아니라 서버 기반의 설치 SW들이다. 고비용·저효율 구조이고 진화의 함정에 빠져들 위험이 있다. 스마트공장은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다.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하고 진화하는 공장이다. 환경을 인지하는 사물인터넷(IoT)으로 데이터를 획득해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인공지능(AI)과 응용 SW를 활용해 분석과 예측을 하는 것이 스마트공장의 본모습이다. 이를 위한 스마트공장의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①네이버와 KT 등 인증된 민간 클라우드 업체의 경쟁 참여로 스마트공장 클라우드를 확보하라. ②클라우드 우선 원칙의 스마트공장 지원 정책을 수립하라. ③정보화진흥원이 추진하는 PaaS에 스마트공장용 클라우드 파운더리를 최대한 확보하고 GE 등과의 호환성을 확보하라. ④AI 등을 활용한 다양한 스마트공장 SW 개발사들을 참여시켜 생태계를 구축하라.

클라우드 기반의 스마트공장은 수조 원의 국가비용을 줄이고 클라우드 산업과 스마트공장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신의 한 수다. 단 전제조건이 있다. 클라우드에 대한 국세청과 검찰 등으로부터의 절대 보호를 약속하라. 비밀 보장이 확실하면 기업의 클라우드 활용은 당연히 증가하고 비로소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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