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쿠키 개발하고 'NO계란레시피’까지…팔 걷고 나선 영세제과점

쿠키·호밀강정 등 신메뉴 개발하고

'NO계란레시피'로 빵 대체

일부 가게 호황 누리기도

"공유경제로 난국 돌파하는 방법도"

경기도 부천시 ‘디저트그래’ 제과점이 17일 스노우·인절미·말차 볼쿠키 250여개를 구운 뒤 식히고 있다./사진=제과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쳐경기도 부천시 ‘디저트그래’ 제과점이 17일 스노우·인절미·말차 볼쿠키 250여개를 구운 뒤 식히고 있다./사진=제과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쳐


“저희 매장에 납품하는 계란은 검사 결과 ‘이상 없음’이었습니다. 하지만 불안해 할 고객들을 위해 그간 개발해 온 ‘NO계란 베이킹’ 기법으로 굽겠습니다.”

17일 연이은 ‘살충제 계란’ 검출로 소비자 심리가 요동치는 가운데 영세제과점들이 발 빠르게 대처에 나섰다. 이들은 일일 빵 생산량이 적고 품종변화가 손쉬운 소규모 매장의 특성을 활용해 신메뉴를 출시하거나 ‘NO계란요리법’을 개발하며 계란파동을 정면돌파하고 있다.

17일 전국 30여개 영세제과점들은 자신의 업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손님들의 불안을 덜기 위해 우유식빵·타르트·케이크 등 계란이 들어간 빵 대신 스노우볼쿠키·호두강정·천연발효빵 등을 새로 선보이겠다”는 공지를 속속 올렸다.


부산 동래구의 ‘카페길다란’은 구워둔 케이크를 전량 처분하고 새로 개발한 단호박쿠키·크림치즈쿠키를 선보였고, 서울 강서구 ‘호야호야식빵’은 주력상품인 우유식빵 대신 크랜베리와 호두를 꽉 채운 식빵을 내놔 인기를 끌었다. 경기도 부천시 ‘디저트그래’ 제과점은 17일 각종 콩고물과 찻가루를 묻혀 만든 ‘NO계란 스노우볼쿠키’ 시리즈를 선보여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매장 관계자는 “계란파동으로 간식이 마땅찮았는지 학부모들이 학급 간식으로 400개씩 주문을 넣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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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제과점은 미리부터 자체개발한 ‘NO계란 발효레시피’로 계란파동에 대처했다. 경기도 분당시 ‘나나다움’의 최혜윤 대표는 “실제로 빵을 만들 때 계란이 극소량만 필요한데도 AI 등 계란 파동이 생길 때마다 휘둘리는 점이 싫었다”며 “6개월을 공 들인 끝에 지금은 대부분의 빵맛을 계란 없이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매장은 17일 호밀빵·캄파뉴 등 계란을 넣지 않은 천연발효빵을 주력상품으로 내세우고 요리재료에서 계란을 모두 뺐다.

한편 파리바게트, 뚜레주르 등 몸집이 큰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점은 “자체적인 검수 과정을 거친 결과 계란에 문제가 없었다”며 계란이 들어간 빵을 계속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상점은 50여가지가 넘는 빵을 직접 본사에서 받아오는데다 지점마다 2~3일치 재고를 구비하고 있어 기존 반죽에서 계란만 빼거나 품종을 변경하기가 쉽지 않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계란파동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만큼 영세업자들도 생존전략을 다양하게 모색하는 것 같다”며 “업계 전체가 난국을 함께 타개하려면 자영업자들끼리 모여 새로운 레시피나 요리법을 함께 고민해 보는 방법도 좋을 것”이라고 평했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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