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우월주의자들의 대규모 유혈 사태가 벌어진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의 마이크 시그너 시장은 18일(현지시간) 로버트 E. 리 장군 동상 철거를 위한 주의회 비상 회의 개최를 요청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시그너 시장은 이날 테리 맥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최근 일어난 유혈사태로 리 장군 기마상은 비판의 대상이 됐다”며 주의회 특별회기를 소집해 시의회의 동상 철거 권한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시그너 시장은 “우리는 나치와 큐클럭스클랜(Ku Klux Klan·KKK), 이른바 ‘대안 우익(alt-right)’이 추구하는 상징물을 거부함으로써 이들을 응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전쟁 당시 노예 해방에 반대하는 남부연합을 이끈 리 장군은 백인우월주의자들에게 상징적인 존재다. 현재 미국에서는 리 장군을 비롯해 남부연합을 상징하는 수천개의 학교·도로·지명·동상 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샬러츠빌 시의회는 지난 4월 리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했으나 이에 반대하는 단체들의 법정 소송으로 철거가 연기된 상황이다. 지난 12일 벌어진 유혈사태도 리 동상의 철거에 찬성하는 집회참석자들과 이에 반대하는 백인우월자들 간 충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시그너 시장의 공개 요구에 맥컬리프 주지사는 아직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