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눈감지 못한 6,000명 魂 기리며...' 1923년 간토학살 유족회 발족



94년 전 일본인들이 조선인 6,000여명을 집단 살해한 사건인 간토학살의 희생자 유족들이 진상규명과 배상을 요구하기 위해 유족회를 만든다.

21일 간토학살 다큐멘터리 영화 연출자 재일동포 오충공(사진) 감독, 김홍술 부산 애빈교회 목사, 민족문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간토학살 희생자 유족들이 오는 30일 오후2시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관동 진재(震災) 조선인 학살 희생자 유족회’ 발족식을 연다.


그간 강제동원 피해자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원폭 피해자의 유족회나 단체는 있었지만 간토학살 관련 유족회가 만들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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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피해 사실을 확인한 조묘송(제주)씨 유가족과 일본에 있는 묘가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됐던 강대흥(경남 함안)씨 유가족 등 일곱 가족이 이번 유족회에 참여한다. 유족들은 유족회 출범 이후 한일 정부에 간토학살 진상을 조속히 규명하고 국가가 나서 다른 피해자들을 찾는 데 힘을 쏟으라고 촉구할 계획이다. 유골 봉환과 배·보상 등 조치도 요구한다.

간토학살은 1923년 9월1일 일본 도쿄 등 간토 지역 대지진이 일어나 40만명이 죽거나 실종된 후 일본 정부가 국민의 분노를 돌리려고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타고 약탈을 한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자 일본인들이 조선인 6,000여명을 집단 살해한 사건이다. 19대 국회 여야 의원 103명은 2014년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위원회’를 설치하는 특별법안을 발의했으나 결국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강제동원 관련 기구인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간토학살 조사에 도움을 줬지만 이마저 2015년 말 해산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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