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조선업계가 조선용 선박의 재료로 사용되는 후판 가격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이번 하반기 협상은 지난 상반기와 달리 가격 인상을 강하게 주장하는 포스코와 시황 악화와 적자 위기에 직면한 조선업계의 주장이 팽팽해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철강사와 조선사는 후판 가격을 놓고 팽팽한 대립각을 세웠지만 올 하반기 협상은 조선사가 적자 위기에 내몰린 상황인 만큼 원활한 협상 타결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보도에 김상용기자입니다.
[기자]
포스코가 지난 달 말 국내 조선사들을 대상으로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인상을 놓고 협상에 돌입했습니다. 포스코가 조선 3사에 공급하는 후판 가격은 연간 공급 물량에 따라 다르게 책정하고 있지만 통상 톤당 50만원대 초반에서 50만원대 후반 사이입니다.
후판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포스코는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철강 제품의 원재료인 철광석의 가격은 지난 해 2분기 평균 톤당 55달러 선에 그쳤지만 8월 현재 시장 가격은 72달러를 기록중입니다. 강점탄 가격 역시 지난 해 2분기 평균 91달러선에 거래된 이후 꾸준히 올라 8월 현재 톤당 194달러에 거래중입니다. 포스코는 후판 가격 인상분을 조선사별로 다르게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최근 열연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한 점을 감안할 때 후판 역시 최소 톤당 5만원 이상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포스코의 가격 인상이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조선 3사가 지난 2분기에 모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전체 10조원의 자금 지원 덕분에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했고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와 내년에 추가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조선업계 관계자
“포스코는 철광석과 유연탄을 장기 공급 계약으로 상당 부분 들여오는 만큼 현물 시장 가격보다 저렴하게 조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철광석 등 원재료의 시장 가격 상승이 후판 가격 상승의 이유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을 듯 합니다.”
철강사와 조선사는 지난 2000년부터 후판 가격을 놓고 치열한 협상을 진행해왔습니다. 2000년 초반은 철강사와 조선사가 모두 호황을 누리고 있어 이익 확보를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면 이번 협상은 조선사가 생사의 갈림길에 선 상황에서 이뤄지는 협상이어서 과거의 협상 테이블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