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변화를 이끌 새 제조업 기업이 출현하는 비율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기존 산업은 혁신 동력이 약해지고 수익성도 낮아지고 있어 우리 제조업의 신진대사가 계속 저하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4일 ‘국내 제조업의 신진대사 진단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현대연은 우리 제조업체들의 활력이 떨어지고 글로벌 제조업체로 올라서지도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상장기업 가운데 신생 기업 비율과 소멸 기업 비율을 합한 교체율은 2011~2015년 25%로 독일(53.8%), 미국(25.9%)의 절반에 불과했다. 장기 저성장으로 신진대사가 저하된 일본(20%) 모델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2011년 제조업 신생기업 가운데 고성장 기업 비율이 15% 수준이었지만 2015년은 8%대로 추락했다. 현대연은 “새로운 기업 진입은 줄고 기존 기업은 생존을 지속하면서 과당 경쟁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고성장 제조업체도 줄고 있어 좋은 일자리 창출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로 종적을 감추고 있다. 1980년대 들어와 설립된 업체 가운데 글로벌 업체로 성장한 한국기업은 16개사(포브스 글로벌200 기준)로 미국(238개사), 일본(41개사)에 비해 미흡했다. 제조업체로만 따지면 한국은 4개사였고 미국은 65개, 일본은 12개사였다. 특히 2000년대에 생긴 국내 신설 제조업체 가운데 글로벌 업체는 2개에 그쳤다.
혁신제품의 출현도 줄어들었다. 경쟁자보다 앞서 출시한 ‘세계 최초’ 제품을 출시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09~20111년 5%에서 2013~2015년 3.2%로 낮아졌다. 한국 제조업은 신사업 진출과 인수합병(M&A) 등 사업재편이 저수익성 사업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장균 현대연 수석연구위원은 “제조업 사업재편과 투자활성화를 연계한 정책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핵심 인프라인 M&A 시장을 활성화해 우수 기업의 조기 발굴·육성하고 투자자금 회수, 사업 철수 등 산업 재편 활동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출연연구와 대학 등이 참여한 사업 재편과 신제품·프로세스를 개발하는 종합적인 컨설팅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해 민간 기업의 혁신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