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서울경제TV] 영혼 없는 공직자 싫다는 대통령… 머쓱해진 최종구

[앵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취임 직후 직원들에게 새 정부 철학에 맞는 마인드를 갖추라고 주문했는데요.


굳이 이런 말을 한 것은 새 정부의 금융정책 방향이 이전 정부와는 반대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이와는 반대되는 발언을 해 금융위는 물론 공무원 전체가 어리둥절한 상황입니다.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정권의 뜻에 맞추는 영혼 없는 공무원이 돼선 안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입장이 머쓱해졌습니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취임 직후 금융위 직원들에게 ‘마인드 셋’을 강조했습니다.

새 정부의 국정 철학에 맞도록 금융위 직원들도 마인드를 바꾸라는 주문이었습니다.

최 위원장은 취임 전에는 “금융은 정부 철학과 다르게 금융의 논리로 가야 할 때가 있다”는 소신을 밝힌 바 있습니다.


최 위원장이 입장을 바꿔 ‘마인드 셋’을 주문한 것은 정권교체로 인한 노선 변경이 어느 때보다 커 직원들의 어려움이 크다는 걸 알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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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정부가 비교적 시장과 산업발전에 초점을 맞췄다면, 새 정부는 서민복지 증진과 금융의 사회적 역할 강화에 무게를 뒀습니다.

전 정부에서 추진해온 성과연봉제나 보험료 자율화 등은 금융위원장 임명 전 이미 새 정부가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금융위 직원들은 그간 자신들이 해온 일을 스스로 부정하고, 후속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조직을 이끌어 가야 하는 최종구 위원장은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신속히 수행하자고 직원들을 다독인 셈입니다.

이 와중에 공직자의 영혼을 강조한 대통령의 발언에 금융위 직원들은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건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이 같은 상황을 꼬집고 나섰습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마치 회식에서 부하에게 ‘마음껏 주문하라’면서 정작 본인은 짜장면을 시키는 직장 상사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주무부처 장관 임명 전에 중대대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공직자들이 따를 수 밖에 없게 해놓고 정권에 충성하는 공무원이 되지 말라니 언행일치가 안된다는 겁니다.

[영상편집 이한얼]

정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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