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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최강 배달꾼’엔 있고 ‘맨홀’엔 없는 것

드라마 ‘맨홀’과 ‘최강 배달꾼’의 차이는 무엇일까. 8월 초 동시기에 방영을 시작한 두 드라마이지만, 평가는 꽤나 엇갈리고 있다.

/사진=KBS/사진=KBS





KBS 2TV 수목드라마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극본 이재곤,연출 박만영 유영은, 이하 ‘맨홀’)이 시청률 2.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제 막 5회를 맞았지만 역대 드라마 최저 시청률 3위라는 굴욕까지 영 맥을 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최고 시청률 역시 첫 방송의 기록 3.1%.

반면 금토드라마 ‘최강 배달꾼’(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은 최고 시청률 6.5%, 가장 최근 방송인 6회가 6.3%를 나타냈다. 밤 11시로 프라임 타임을 비껴간 편성임에도 ‘맨홀’과 약 2~3배의 차이다.

시청률 수치뿐만 아니라 네티즌들의 반응에서도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인다. 회마다 주인공이 다른 시점에서 고군분투하는 타임슬립물 ‘맨홀’은 산만한 대본과 연출로 인해 공감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반면 ‘최강 배달꾼’은 탄탄하고 신선한 대본을 기반으로 한 스피디한 전개, 톡톡 튀는 캐릭터의 선전 등이 드라마에 대한 호평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두 드라마 모두 배우들의 열연에는 손을 들어준다는 점이다. ‘맨홀’에서는 김재중, 유이, 정혜성, 바로, ‘최강 배달꾼’에서는 고경표, 채수빈, 김선호, 고원희가 주연을 맡았다. 이들은 각자의 캐릭터 내에서 청춘드라마에서 20대의 열정 가득한 에너지를 무리 없이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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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맨홀’, ‘최강 배달꾼’ 방송 캡처/사진=KBS2 ‘맨홀’, ‘최강 배달꾼’ 방송 캡처


하지만 문제는 대본과 연출에서 갈린다. ‘맨홀’과 ‘최강 배달꾼’ 모두 일상 속 청춘의 이야기를 다뤘음에도 주제의식의 깊이 차이가 눈에 띈다. ‘맨홀’에서는 주인공 봉필(김재중 분)이 거듭 타임슬립을 해가면서 수진(유이 분)의 결혼을 막고자 고군분투가 끊이지 않는데도 어쩐지 그들만의 이야기로 관망하게 된다.

이미 많은 드라마에서 ‘타임슬립’을 소재로 쓴 바 있지만, 이제는 만연해진 가운데 이를 어떻게 색다르게 활용할지가 ‘맨홀’의 숙제였다. ‘맨홀’에서는 단지 짝사랑하는 여자를 쟁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점을 되돌리는 전개의 반복으로 기시감을 감출 수 없다. 오죽하면 ‘김재중의 원맨쇼’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최강 배달꾼’에서는 주인공 최강수(고경표 분)와 이단아(채수빈 분), 오진규(김선호 분), 이지윤(고원희 분)이 흙수저의 삶을 살면서 만만치 않은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간다. 특정 소재인 짜장면배달부가 주요 인물로 등장함에도 전체적인 맥락에서 공감을 하게 된다. 특히 ‘최강 배달꾼’에서는 거대 프렌차이즈의 소상권 점령이라는 사회적인 문제점을 꼬집고 있다. 공감에서 그치지 않고 통쾌함과 문제 해결의 주제의식이 엿보인다.

시청자들은 매번 새로운 것을 원하면서도 공감과 문제점 착안에 도달하고 싶어 한다. ‘맨홀’이 범한 오류는 새로운 것, 공감, 카타르시스 중 어느 것 하나도 완벽하게 사로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16부작인 ‘맨홀’은 앞으로 약 10회를 남겨두고 았다. 이제 겨우 짝사랑녀 수진의 봉필을 향한 속마음을 파악했다는 것으로 로맨스의 방향은 잡을 수 있겠다. ‘맨홀’이 ‘시청률의 맨홀’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 지켜 볼 부분이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한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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