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미증유의 위기…삼성 어디로] 삼성 패닉..."재판부 모든 결정 수용 못하겠다"

이재용 부회장 침통한 표정

최지성·장충기와 구치소로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다시 서울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오르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얼굴은 비교적 담담하면서도 무거워 보였다. 다소 알 수 없는 표정이었지만 꼭 다문 입에서는 억울함이나 침통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날 1심 선고공판에 앞서 말끔히 정장을 차려입고 불구속 수사 대상자 신분으로 재판정에 들어섰던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차장은 징역 4년으로 법정 구속되면서 이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서울구치소행 버스에 올랐다.

오후 한때 기온이 30도까지 치솟으면서 뜨겁게 달궈졌던 중앙지방법원 일대는 이 부회장에 대한 징역 5년 선고로 한순간에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이 부회장의 무죄 판결을 간절히 기도하던 삼성 관계자들은 그야말로 청천벽력의 소식에 다리가 풀려버린 듯한 모습이었다. 이날 재판 대응팀으로 꾸려진 옛 삼성그룹 미전실 출신 임직원들은 허탈한 걸음으로 철수하며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미전실에서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 부회장 유죄 선고는) 정말…(참담하다)”이라며 “재판부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2심에서 최대한 형량을 낮추는 데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며 “즉각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가족석을 배정받았음에도 재판정에 등장하지 않고 자택에서 선고 결과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진 홍라희 전 리움 관장도 이 부회장의 유죄 소식에 침통함을 감추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오랜 와병에 이어 이 부회장의 구속이 연장되면서 삼성가의 참담한 분위기는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삼성 내부의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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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삼성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서울중앙지법 인근은 수백명의 집회자들이 몰려 재판부의 결정에 지지 혹은 비난을 쏟아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 서비스지회 관계자는 “삼성의 부정부패가 만천하에 드러난 뒤에도 국회에서 위증을 하는 듯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던 만큼 유죄 판결은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모(63)씨는 “외국에 나가보면 한국은 몰라도 삼성은 알 정도로 삼성은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 축”이라며 “그 정점에 있던 이 부회장이 흔들리면 다른 나라에서 우리를 어떻게 볼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신희철·김우보기자 hcshin@sedaily.com

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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