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럭셔리 SUV 강자'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로 우아한 진화

플러시 도어핸들·터치스크린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 등

미래형 디자인·신기술 탑재

온로드 주행성능까지 탁월

레인지로버 벨라는 브랜드 최초로 선보이는 매트릭스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라이트와 쿠페형 루프라인, 짧은 프론트 오버행으로 순수하면서도 역동적인 외관 모습을 지녔다./사진제공=랜드로버 코리아레인지로버 벨라는 브랜드 최초로 선보이는 매트릭스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라이트와 쿠페형 루프라인, 짧은 프론트 오버행으로 순수하면서도 역동적인 외관 모습을 지녔다./사진제공=랜드로버 코리아




바야흐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성시대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소형 SUV 시장을 잡기 위해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신차를 출시하며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럭셔리 SUV 시장도 뜨겁다. 차량 내 소음과 코너링 시 출렁거림 등 그동안 단점으로 꼽혀 왔던 부분들이 기술 발전으로 대부분 해소되면서 프리미엄 세단의 경쟁자로 떠올랐다. 포르쉐에 이어 마세라티가 럭셔리 SUV 시장에 뛰어드는 등 브랜드 간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이 같은 럭셔리 SUV 경쟁의 중심에 60년 전통의 랜드로버가 자리하고 있다.


영국 여왕이 타는 차로 유명한 랜드로버의 프리미엄 브랜드 ‘레인지로버’가 한 단계 진화했다. 최근 출시한 중형 SUV ‘레인지로버 벨라’를 통해서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전시장에서 열린 벨라 소개 행사에서 김정효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 상품 담당 차장은 “벨라는 레인지로버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첫 모델”이라면서 “벨라에 적용된 신기술과 디자인은 앞으로 나올 레인지로버 모델에도 그대로 탑재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차명인 벨라(Velar)는 ‘감추다’, ‘장막’ 이라는 뜻의 라틴어 벨라(Velare)에서 따 왔다. 지난 1969년 랜드로버가 처음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레인지로버’를 개발할 당시 프로토타입의 개발명 역시 벨라였다. 당시에는 SUV가 이렇게 고급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감췄다면 이번에는 온로드 주행 성능을 감췄다. 지금까지 오프로드에서 뛰어나다던 레인지로버에 대한 편견을 벨라를 통해서 깨겠다는 게 랜드로버의 목표다.

시승행사에서 직접 체험한 벨라를 통해 이 같은 랜드로버의 전략을 느낄 수 있었다. 우선 디자인부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완성차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콘셉트카를 만난 듯 했다. 첫인상은 우아함. 직선을 유지하면서도 쿠페형으로 뒷쪽이 살짝 낮은 루프라인에 레인지로버 특유의 짧은 오버행을 보면 레인지로버의 상징성을 유지하면서도 변화가 느껴진다. 브랜드 최초로 선보인 슬림한 디자인의 ‘매트릭스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라이트’도 벨라만의 우아함을 배가시킨다.


차체에 다가가면 손잡이가 튀어 나온다. 플러시 도어 핸들이라 불리는 장치다. 평소에는 숨어있다 도어 잠금을 해제하면 돌출돼 문을 열 수 있다. 시속 8km 이상에서 자동으로 문 안쪽으로 숨는다. 이는 매끈한 옆면을 만드는 것은 물론 공기 저항을 줄여 연비 향상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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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지로버 벨라는 센터페시아에 있을 법한 버튼이 없다. 대신 10인치의 터치스크린이 위아래로 두 개가 있다. 상단은 네비게이션과 미디어 등을 컨트롤하고 하단은 각종 공조장치를 조절할 수 있다. /사진제공=랜드로버 코리아레인지로버 벨라는 센터페시아에 있을 법한 버튼이 없다. 대신 10인치의 터치스크린이 위아래로 두 개가 있다. 상단은 네비게이션과 미디어 등을 컨트롤하고 하단은 각종 공조장치를 조절할 수 있다. /사진제공=랜드로버 코리아


운전석에 앉으니 마치 미래에 와 있는 듯했다. 우선 센터페시아에 있을 법한 버튼이 없다. 대신 10인치의 터치스크린이 위아래로 두 개가 있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상단의 터치스크린이 앞으로 살짝 기운다. 운전자의 시각과 조작 편의성을 높여주기 위해서다. 상단은 네비게이션과 미디어 등을 컨트롤하고 하단은 각종 공조장치를 조절할 수 있다. 물론 모두 터치스크린을 통해 작동된다. 계기판 역시 철저히 디지털을 강조한다. 설정에 따라 속도와 출력을 한 번에 표시할 수 있고, 계기판 전면을 네비게이션 화면으로 채울 수도 있다.

6기통 3.0리터 디젤 터보 엔진을 탑재한 레인지로버 벨라 D300 모델을 몰고 잠원 한강공원에서 영종도를 오가는 왕복 137㎞를 주행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올림픽대로에서는 에코 모드를 설정했다. 시동이 걸린 것인지 착각이 들 정도로 정숙성이 기대 이상이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에 들어서 주행 모드를 다이내믹으로 바꾸자 차는 달릴 준비가 됐다는 듯 미세하게 진동했다. 가속 페달을 꾹 누르니 최고출력 300마력의 엔진이 차를 매섭게 몰아붙였다. 차체의 80%를 고강성 알루미늄으로 입혀 2,000㎏을 살짝 넘는 수준으로 무게를 줄였다. 가벼운 차체에 비하면 엔진의 힘은 차고 넘치는 수준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드는 시간은 6.5초에 불과하다.

특히 코너링 성능이 인상적이었다. 고속도로를 빠져 나온 후 4차선 국도 곡선 구간에서 속도를 높여 봤다. 계기판의 속도계는 제한속도를 훌쩍 넘었지만 차체는 마치 직선 고속구간을 달리는 마냥 쏠림이 없었다. 노면 상황을 초당 500회, 차체의 움직임을 초당 100회 정도로 모니터링 한 후 상황에 맞는 서스펜션 강도를 설정해 주는 어댑티브 다이내믹스 기능 덕분이다.

가감속을 반복하며 달렸지만 계기판에는 공인 복합연비인 리터당 12.8㎞가 찍혔다. 도심형 SUV로서 효율성도 갖춘 셈이다. 아쉬운 점은 안전 및 편의 사양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1억원이 넘는 차임에도 불구하고 그 흔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대신 일반 크로즈 컨트롤 기능이 탑재됐다. 2,000만원 중반 가격의 현대자동차 ‘코나’에도 장착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물론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도 찾아볼 수 없다. 시승 차량보다 상위 트림인 D300 R-Dynamic HSE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지만 이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1,000만원 이상을 더 지불해야 한다.

/영종도=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레인지로버 벨라는 차체의 80%를 고강성 알루미늄으로 입혀 2,000㎏을 살짝 넘는 수준으로 무게를 줄였다. 가벼운 차체에 비하면 엔진의 힘은 차고 넘치는 수준이다. 제로백은 6.5초다./사진제공=랜드로버 코리아레인지로버 벨라는 차체의 80%를 고강성 알루미늄으로 입혀 2,000㎏을 살짝 넘는 수준으로 무게를 줄였다. 가벼운 차체에 비하면 엔진의 힘은 차고 넘치는 수준이다. 제로백은 6.5초다./사진제공=랜드로버 코리아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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