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머니+]가입·로그인 간소화...현금결제 '뱅크페이'...앱 편리성 확 높였다

■ '카뱅 쇼크'에 시중은행들 앱 전면개편

우리은행 손가락 송금서비스

'드래그 앤 드롭' 등 기능 추가

신한, 공인인증서·비번 없이

계좌이체·ATM 출금서비스

국민은 '모바일지갑' 전면 부각

기업·하나도 간편인증 도입

"타인명의 계좌개설 등 부작용"

일각선 우려 목소리도 나와



저렴한 대출 금리, 간편한 가입 절차를 내세운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들에 준 위기감은 상당했다. 지난 몇 달 간 기존 은행들은 ‘환골탈태’에 가까운 앱 개편에 나섰다.

카카오뱅크의 전략이 ‘라이언’이란 평가가 나오는 것처럼 우리은행(000030)도 자체 캐릭터인 ‘위비프렌즈’를 전면 내세운 앱 개편을 지난 5월 말 실시했다. 신규 서비스 화면 곳곳에 위비 프렌즈 캐릭터를 배치했을 뿐 아니라 우리은행 페이스북 계정에 댓글과 게시물을 공유하면 추첨을 통해 위비프렌즈 캐릭터 상품을 제공하는 행사를 8월 말까지 진행한다. 캐릭터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재밌는 콘텐츠도 추가했다. 해외 여행 트렌드를 반영해 해외 여행가계부 기능을 추가했고, 대학생을 위한 강의 시간표, 학점계산기, 과외홍보마당을 신설했다.


인터넷은행이 내세운 간편함과 직관성은 기본으로 추구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개편을 통해 고객이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초기 화면에 배치하고 본인이 원하는 메뉴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마이메뉴’ 기능을 추가했다. 회원가입 방식도 휴대전화 번호와 계좌번호를 통해 본인 인증하는 방식으로 바꿔 가입 절차를 단순화 했다. 특히 기존 위비뱅크 대표 서비스인 ‘간편 보내기’에는 ‘드래그 앤 드롭(Drag&Drop) 방식을 도입해 최근 송금내역 이미지를 손가락으로 이동시켜 손쉽게 송금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도 질세라 로그인 절차 간소화에 나섰다. 지난달 말부터 공인인증서나 보안매체 비밀번호 입력 없이 계좌조회, 이체, 자동화기기(ATM) 출금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계좌조회의 경우 스마트폰 화면 잠금을 해제하기만 하면 곧바로 가능하다. 또 현금카드가 없어도 휴대폰만으로 출금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기능은 비슷하지만 ‘S뱅크’와 ‘써니뱅크’로 나뉜 모바일 앱을 하나로 합쳐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적할 만한 단일 플랫폼 ‘슈퍼앱’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KB국민은행은 현금이나 카드 없이도 휴대폰 만으로 생활이 가능한 ‘모바일 지갑’을 표방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모바일 뱅킹 앱인 ‘리브(Liiv)를 개편하면서 내놓은 온오프라인 결제서비스인 ‘리브뱅크페이’ 서비스는 국민은행만의 킬러 컨텐츠다. 이는 카드를 결제하는 대신 계좌간 이체가 이뤄지는 것이 핵심으로 쉽게 말해 국민은행 계좌에 있는 자기 돈을 앱을 통해 곧바로 송금하는 방식이다. 카드 없이 결제하는 거라 밴사나 PG사를 통하지 않아 가맹점들이 결제대행사에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다. 일단 금융결제원과 연계된 20만 온라인 가맹점에서만 결제할 수 있게 했으며 이달부터는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에서도 순차 적용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이 비슷한 서비스를 이미 출시한 바 있고 카카오뱅크도 곧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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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024110)은 은행권 전체에서 자사만이 제공하는 독특한 서비스인 ‘평생계좌번호’를 비대면 계좌개설에도 최근 적용했다. 계좌를 개설할 때 자신이 사용 중인 휴대폰 번호나 혹은 기억하기 쉬운 10~11자리 번호로 계좌를 만들 수 있는 것인데 영업점에서만 가능했던 서비스를 비대면 계좌 개설 시에도 활용할 수 잇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뱅크에 맞서 ‘간편한 계좌 개설’에 방점을 두고 이달 초 ‘IBK 휙 계좌개설’ 앱을 전면 개편했다. 스마트폰으로 계좌개설부터 체크카드 발급까지 한 번에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또 가입신청 도중 화면을 이탈하는 등 절차가 중단돼도 ‘이어가기’ 기능을 도입해 중단된 절차부터 다시 신청할 수 있다. 본인인증도 기존 영상통화보다 간편한 계좌인증 방식을 도입했다.

KEB하나은행은 ‘원큐뱅크’ 앱을 통해 증권이나 신용카드 거래까지 확인할 수 있는 ‘그룹 통합 조회 서비스’를 지난 14일 출시했다. 앱에 로그인하면 하나금융투자나 하나카드의 앱을 따로 실행하지 않아도 증권거래나 카드 사용 내역 등을 간단하게 조회할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금융투자 또는 하나카드 앱에서도 다른 계열사의 거래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통합조회 서비스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NH농협은행도 뱅킹 앱 ‘올원뱅크’로 NH투자증권이나 농협카드 등 농협금융지주 계열사의 서비스를 함께 조회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편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을 필두로 은행권에서 ‘간편함’ 추구 바람이 불구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경우 최근 비대면 인증의 허점을 뚫고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계좌를 개설한 사례가 드러나 문제가 됐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최근 명의 당사자가 모르는 계좌, 소액 대출에 대한 신고가 10여 건 들어왔다. 자식이 부모의 명의를 몰려 가져다 계좌를 트거나 소액 대출을 받는 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간편함은 소비자들에겐 매력 포인트지만 대포통장 등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맹점”이라며 “정보통신(IT)에 투자하는 만큼 IT보안에도 철저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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