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휴가 기간 자동차는 지쳐요...바다·계곡·산길 주행 후 차량 관리 필수

#서울 성동구에 사는 임영광(35)씨는 얼마 전 출근 길에 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아 곤욕을 치렀다. 배터리가 방전된 탓이다. 일주일씩 차량을 주차해 놓아도 예전에는 이런 경우가 없었다. 알고 보니 휴가 기간 동해안 해안도로를 타고 일주를 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장시간 운전하면서 에어컨과 와이퍼 등을 많이 사용해 주행 중 배터리 사용량이 충전 속도를 넘어선 것이다.

#울산광역시에 사는 김경훈(35)씨는 전라남도 목포로 휴가를 다녀온 후 차 시동을 켜면 바닥에 검은색 기름이 떨어져 정비소를 찾았다. 기름의 정체는 엔진오일. 휴가 기간 땡볕에 차를 세워둔 영향으로 엔진오일의 기포가 생기면서 누수가 일어난 것이다.

장거리 여행 전 차량을 미리 점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휴가철 장거리 운행 후에도 차량 상태를 체크 해야 한다. 즐거운 여름 휴가 기간 운전자는 일상에서 놓여나 재충전을 하지만 차는 반대로 피로가 쌓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 대표적인 휴양지인 바다를 찾거나 비포장길 도로를 신나게 내달린 경우라면 차량 점검이 필수다. 차량 외부에 묻은 염분을 닦아내지 않으면 차체 부식으로 이어질 수 있고, 하부 손상을 방치하면 자칫 큰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휴가 기간 고생한 내 차에 대한 점검의 첫 단계는 세차다. 차량을 깨끗하게 닦아주면서 문제가 생긴 곳은 없는지 자세히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바닷가 근처로 바캉스를 다녀왔다면 바닷가의 염분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바닷물이나 바닷바람의 소금기는 차 도장면을 부식 변색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차량의 염분을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기계식 세차로 센 힘을 가하면 자동차에 붙은 모래나 먼지가 차체에 흠집을 낼 수 있다. 휴가철 바닷가를 다녀 왔다면 첫 세차는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 내는 게 좋다. 혹은 바람으로 먼지를 털어 내는 고압 세차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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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기간이 이미 지났지만 여전히 하루 걸러 비가 온다. 우천 시 차량 내부 역시 습기로 눅눅하다. 습기를 제거하는 방법은 환기가 가장 효과적이다. 요령은 햇볕이 좋은 날 차량 문과 트렁크를 모두 열고 송풍 버튼을 눌러주는 것. 환기는 10분 이상 해야 효과가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도 챙겨야 한다. 특히 에어컨의 내부 증발기는 온도가 낮아 수분이 맺히기 쉽다. 이를 방치하면 에어컨 내부에 낀 곰팡이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에어컨 내부를 말리는 방법은 외부 공기 순환모드를 이용하면 된다. 도심 주행이 많은 만큼 혹시 습관적으로 내부 순환모드만 작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체크가 필요하다.

타이어 점검도 필수다. 타이어 교체 주기는 통상적으로 주행거리 기준 5만~7만㎞다. 그러나 휴가 기간 자갈길이나 비포장도로를 달렸다면 타이어가 찢어질 가능성도 있다. 찢어진 타이어는 즉시 교체해야 한다. 마모 정도는 타이어 표면 상태를 살피면 알 수 있다. 또 타이어 측면에는 삼각형(△) 모양의 표시가 있는데 이 표시가 타이어 접지면에 볼록 튀어난 부분까지 내려오면 타이어를 교체해야 한다.

뜨거운 햇빛 아래서 장시간 고온의 상태에 노출되면 각종 오일과 냉각수도 변질될 수 있다. 기포가 생겨 양이 줄거나 묽어지고, 샐 수도 있다. 시동을 켠 채 정차한 차량 밑으로 에어컨 응축수 이외의 기름이 떨어진다면 꼭 점검해야 한다. 육안으로 봤을 때 검은색이면 엔진오일이 새는 경우, 붉은색은 변속기 오일이 문제다. 초록색을 띄면 부동액이 샌다는 얘기다. 특히 디젤 차량이나 LPG 차량은 가솔린 차량에 비해 엔진오일의 소모가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냉각수가 새거나 떨어져 보충할 경우에는 부동액을 함께 넣어 주는 게 좋다. 여름 휴가를 마치고 미리 동절기를 대비하는 차원이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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