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뷰티 서비스를 해외로 진출시키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게 목표입니다.”
한국형 ‘헤어 스타일링’ 전도사를 자처한 이은영(34·사진) 컷앤컬(Cut & Curl) 대표는 “화장품 등 뷰티 제품 수출은 늘고 있지만 서비스는 좀처럼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가 이끄는 컷앤컬은 지난 2015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해 1년 만에 국내 1,400여곳의 제휴 가맹점을 확보하고 현재 24만여명의 실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원하는 헤어 스타일을 선택하면 가입한 미용실·미용사를 연결해주는 일종의 미용 O2O(Online to Offline) 회사다.
그는 2002년 서울대에 입학해 2007년 학업을 마치고 게임회사인 파프리카랩에서 사업 개발을 맡으며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을 길렀다. 이후 다양한 미용제품 브랜드를 보유한 ‘랩앤컴퍼니’에 입사, 마케팅·해외사업을 전개하며 전 직장에서 익힌 사업 감각을 자신의 관심사인 뷰티·패션 분야에 접목했고 이를 통해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이 대표의 목표는 콘텐츠(C)·서비스(S)·제품(P) 삼박자의 조화를 이뤄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 중인 ‘컷앤컬’ 서비스로 콘텐츠를 확보하고 빠르고 간편한 스타일링 서비스를 하는 오프라인 직영 스타일링 매장인 ‘스타일 바 엑스’를 확충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컷앤컬 애플리케이션에서 얻은 소비자 데이터를 통해 각종 요구사항이나 불만 등을 반영한 미용 관련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스타일 바 엑스는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 자라나 유니클로의 성공비결을 미용 분야에 도입한 형태여서 눈길을 끈다. 자라·유니클로가 소위 ‘풀 정장’ 대신 가볍고 저렴하면서도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상의·하의)만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면 컷앤컬은 염색이나 커트 등 시간·비용적으로 부담이 큰 서비스는 빼고 빠른 시간에 스타일링만 하고 나갈 수 있는 ‘바(Bar)’ 형태의 매장 구축에 나섰다. 이 매장은 특히 미용실 특유의 ‘원장’ ‘팀장’ 등의 구성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용이 저렴하고 구조적으로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대표는 이런 삼각편대를 발판삼아 장기적으로는 아시아·영미권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우선 스타일 바 엑스의 최신 스타일링 서비스를 매뉴얼로 만들어 표준화하기로 했다. 특정 스타일에 대한 과정 및 시간 등을 회사 표준으로 만들어 패키지로 수출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에 나가보면 백인이나 흑인 머리 스타일에 특화된 미용실은 존재하지만 아시아 스타일에 특화된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코리아타운이나 차이나타운에 가면 일부 보이긴 하지만 오래전 이민 가신 분들이 운영하는 만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기 힘들다. 스타일링의 표준화가 이뤄지면 각 나라 특성이 반영된 최신 트렌드를 시차 없이 서비스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