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재용 선고 후폭풍] 법원, 이재용 경영권 승계작업 인정...삼성물산 합병소송에도 영향 미칠듯

美헤지펀드 다시 소송전 가능성

법조계 "삼성 다소 불리해졌다"

삼성물산(000830)·제일모직 합병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이 있다는 1심 선고가 나오면서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된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판결이 “합병은 경영상 시너지를 위한 것이지 승계 작업 목적으로 추진된 게 아니다”라고 줄곧 주장해온 삼성 입장과는 정면 배치되는 결과여서 삼성 측이 다소 불리해졌다는 것이 법조계 시각이다.

2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25일 열린 이 부회장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으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되고 지분 취득을 위한 현금 출연 없이도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주력계열사인 삼성물산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승계 작업과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현재 1심이 진행 중인 일성신약 등 옛 삼성물산 주주들이 낸 합병 무효 소송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옛 삼성물산 주주들은 양사 합병으로 제일모직 지분을 많이 보유한 이 부회장 일가에 유리하고 주주들에게 불리한 합병비율로 진행됐다며 소송을 냈다. 이 부회장 일가가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 주식 4.1%를 보유한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확보하기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해 삼성물산 주가를 낮게 관리해왔다는 주장이다.

관련기사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에 압력을 넣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받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사건과 이 부회장의 선고 결과를 참고해 합병비율이 불공정했는지 등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다음달 18일 마지막 변론기일을 거쳐 10월 선고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1심 선고로 국내 법원에서 고배를 마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다시 소송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합병과 관련한 삼성 악재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현섭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