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은행주 사라더니....월가 은행 임원들은 자사주 대거 매도

6대 은행 임원들 올들어 자사주 932만주 순매도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임원은 아예 매수 주문 없어

트럼프노믹스 후퇴에 매도행렬...시장에 부정적 신호

올 들어 월가의 대표 은행들이 은행주 매수를 강력 추천해 왔지만, 정작 이들 은행의 임원들은 자사주를 대거 팔아치운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룸버그 자료를 토대로 미국 상위 6대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이사회 임원들의 자사주 거래내역을 조사한 결과, JP모건·뱅크오브어메리카·웰스파고·시티그룹·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 6개사 임원들이 올해 들어 공개시장에서 932만주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은행 임원들의 자사주 매도는 같은 기간 매수 규모의 14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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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월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인 ‘트럼프노믹스’ 효과를 앞세워 은행주 매수를 추천해왔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추진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상, 법인세 인하, 금융 규제 완화를 주장하면서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로 은행주가 급등했지만 정권 출범 이후 정책 이행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가 연초 대비 9% 이상 오른 반면 대형은행과 지방은행 등 24개 그룹으로 구성된 KBW 은행지수의 상승률은 3% 안팎에 그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월가 리더들의 이 같은 자사주 투매가 은행주에 대한 커다른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2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자사주 50만주를 사들인 것이 시장에 저점 매수 기회라는 신호로 작용한 것과 달리, 최근의 상황은 추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임원들은 올해 한 번도 자사주 매수 주문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골드만삭스의 채권거래 부문 실적이 2분기 연속 악화하는 등 일부 은행의 실적 흐름이 좋지 않다는 점도 은행주에 대한 비관론이 거세지는 요인이다. 비올라 리스크 어드바이저스를 설립한 데이비드 핸들러는 “신용카드 연체율이 오르고, 자동차 대출시장도 좋지 않다”며 “이익은 늘지 않고 거시적 환경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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