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발언대] 통상임금 협력적 노사관계로 풀어야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





자동차는 2만개 이상의 부품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인건비 비중이 매우 높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차종별 수요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생산구조가 요구되는 이유다. 인건비와 노사관계는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다.


국내 자동차산업은 과중한 인건비 부담과 경직적·대립적 노사관계로 고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된 통상임금 쟁송은 국내 완성차 기업뿐 아니라 자동차산업 전체 생태계를 큰 위기에 빠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막대한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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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정부의 행정지침과 노사합의를 통해 결정한 통상임금 범위는 그대로 인정돼야 한다. 또 통상임금 관련 논란은 법의 모호성에서 나온 것임을 감안해야 한다. 정부나 입법부에서도 법과 행정조치를 일치화하고 통상임금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최선으로 해야 한다. 그동안 통상임금 이행에 따른 실체적 진실, 사법적 정의와 형평성, 해당 기업과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중차대한 영향, 협력적 노사관계로의 발전, 외국의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상임금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해줄 것을 사법부에 요청한다.

국내 노동법과 제도는 30년 전에 형성된 그대로다. 노조 측에 우월적 교섭력을 보장하고 있다. 노사 간 교섭력의 균형을 상실하면서 대립적 노사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1년 단위의 단체교섭 주기와 2년 단위의 짧은 노조위원장 임기, 노·노 간 선명성 경쟁 등도 대립적 노사관계를 개선하는 데 제약이 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성실한 협의보다는 힘에 의한 투쟁과 관행화된 파업이 매년 발생한다. 합리적이고 협력적인 노사관계로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사 간 교섭력의 균형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독일·일본 등 주요국의 선진 자동차업체들은 노사 간에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노사가 함께 자신들의 생산공장과 생산량을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 위에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회사가 부도나면 노조도 부도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한국도 이제 적대적·대립적 노사관계를 협력적·협조적 관계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인건비 부담과 생산 유연성에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자동차산업을 국가의 신성장 기간산업으로 계속 유지,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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