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허리케인 '하비' 강타에 물난리, 정유업계 생산 중단·폐쇄…수난의 텍사스

美 원유 생산 4분의1 차지해

NYMEX 휘발유값 1.7799弗까지↑

2015년 7월 이후 장중 최고치

국제 유가 최대 변수로 급부상

2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페어랜드시의 한 주유소 주변이 홍수로 물에 잠겨 있다. /페어랜드=AFP연합뉴스2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페어랜드시의 한 주유소 주변이 홍수로 물에 잠겨 있다. /페어랜드=AF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일대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가 국제유가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기록적인 폭우로 텍사스주의 도시들이 물에 잠기면서 멕시코만 일대의 정유 생산이 사실상 중단된 탓에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 2015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상태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하비가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하면서 멕시코만 연안에 집중된 원유 정제시설 가운데 3분의1이 폐쇄되는 등 정유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비가 상륙한 멕시코만 연안은 미국 전체 원유 생산의 4분의1을 차지하는 지역으로 현재 이 지역에 들어선 30개가량의 정제시설 가운데 최소 10개가 폐쇄된 상태다. 하비의 위력은 열대성 폭풍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폭우·홍수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정유설비들의 재가동은 불투명한 실정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텍사스 일부 지역에는 주말 이틀 사이 760㎜의 강수가 집중됐으며 앞으로도 며칠 동안은 폭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3,000명 이상의 연방 및 주 방위군이 구호작업과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주 방위군 외에도 500대의 차량과 14대의 항공기가 구조에 동원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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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시의 도로가 잠겨 차량들이 옴짝달싹도 못하고 있다./휴스턴=신화연합뉴스2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시의 도로가 잠겨 차량들이 옴짝달싹도 못하고 있다./휴스턴=신화연합뉴스


유가는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하비 상륙 사흘째인 28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휘발유 9월물 가격은 장 초반 갤런당 6.8% 오른 1.7799달러까지 치솟아 2015년 7월 이후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조사 업체 클리퍼데이터의 맷 스미스 원자재리서치 디렉터는 “휘발유 선물 가격 급등은 걸프연안의 정제시설이 폐쇄된 데 대한 즉각적인 반응”이라며 “공급 부족에 대한 두려움이 가격을 밀어 올리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원유 재고가 상당히 쌓여 있는데다 과거 미 본토에 엄청난 타격을 줬던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의 전례에 비춰볼 때 가격 변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허리케인 하비를 재난으로 선포하고 피해 복구를 위한 연방정부의 재원 지원을 승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피해 지역인 텍사스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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