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사진) 금융감독원장은 “카드 업계의 체질 개선을 위한 근본적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강조했다.
진 원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최근 신용카드사의 영업실적을 점검하고 “카드 업계가 고비용 마케팅 경쟁과 카드대출 위주의 수익구조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금감원 간부들을 상대로 발언하는 형식을 띠었지만 사실상 카드 업계에 근본 체질 개선을 촉구한 발언이다.
진 원장은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카드 이용 규모 증가폭보다 더 크게 늘어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카드사들이 이런 수익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카드론 확대를 추구하는 것은 향후 카드사 경영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이 분석한 전업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 상반기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은 3,7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늘어났다. 카드대출은 금융 당국의 대출 억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48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000억원 늘어났다.
진 원장은 또 “최근 핀테크 기업과 인터넷 전문은행 등 새로운 참여자의 시장 진출 확대에 따라 앞으로 카드사 본연의 지급결제 업무가 점차 위협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사가 시장점유율 제고를 위한 제 살 깎기 식 마케팅 경쟁과 손쉬운 카드론 영업에 치중하기보다는 4차 산업혁명기 지급결제 시스템 혁신을 주도해 새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상반기 카드사의 순이익은 5,3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584억원보다 44.0% 줄었다. 가맹점 수익과 카드론 수익은 각각 3,783억원과 879억원 늘었지만 마케팅 비용이 늘고, 특히 강화된 기준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보다 대손 충당금을 5,143억원 더 쌓으면서 수익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