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업계 최고 기업들은 막강한 영향력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고 있다.
통계에만 초점을 맞추면, 기술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막강하다. 올해 수익이 급증했고, 주가도 17.4%나 상승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많은 것을 하는 데 기술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지능형 비서! 피자배달 드론! IT기업들이 정말로 세상을 바꾸고 있다!
그러나 수익과 피자 드론은 더욱 강력해지고 있는 기술업계에선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소프트웨어가 글로벌 경제의 모든 부문에 침투하면서, 기술을 지배하는 소수 대기업들이 우리가 하는 모든 걸 통제하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뉴욕 타임스는 총 자산가치 2조 8,700억 달러에 이르는 애플,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업계 MVP 기업들을 ‘두려운 5인방(the Frightful Five)’이라 표현했다. 신문이 지적한 핵심은 해당 기업들의 지배가 경쟁기업, 규제당국, 업계 종사자들, 가장 중요하게는 그들이 동력을 공급하는 우리 인간에게 두려움을 안겨줄 것이라는 점이었다.
실리콘밸리의 거물기업들은 언제나 그런 두려움에 대해 입에 발린 말을 해왔다. 하지만 그들은 데이터로 나타나는 현실은 다르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사람들은 어떤 스캔들이 나든 해당 기업 상품을 계속 사용할 것이다. 부정적인 기사 헤드라인들은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모든 성과 그래프가 우상향하는데 굳이 이번 주 일어난 잡음에 초조해 하겠는가?
생각해보라. 창고 근로자에 대한 잔혹한 대우를 고발한 기사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아마존의 매출은 계속 증가해왔다. 구글의 검색 지배는 개인 사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분노와 독점 행위의 고발에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법적 걸림돌과 인종차별, 엉망이 된 숙소 이야기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에어비앤비의 주택 공유 네트워크는 매년 2배씩 성장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새로운 기능에 대한 항의나 가짜 뉴스 확산에 대한 불만에도 꾸준히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 우버는 지난 겨울 #우버를 지우자(#DeleteUber) 캠페인과 불편한 스캔들의 향연에도 고객이 늘어났다(더 많은 이야기는 애덤 래신스키의 ‘트래비스 캘러닉 Travis Kalanick과의 동승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버 투자자 크리스 사카 Chris Sacca는 지난 5월 열린 한 회의에서 “실리콘밸리는 개인들의 피드백을 무시하고 그저 통계만 살피는 법을 배워왔다”고 지적했다. IT기업으로선 취하기 쉬운 태도이다. 그들의 상품은 매우 편리하고 저렴하고 흔하고 중독성이 있어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기업들이 우리 행동으로부터 수집하는 개인정보는 상품을 더욱 유용하고 중독성 있게 만든다).
그러나 사카는 “스프레드 시트와 차트에만 반영돼 있는 성공은 잘못된 행위를 강화해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공격적인 모습과 ‘반드시 승리한다’는 태도로 유명한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CEO도 결국 한 발 물러나 비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변화가 우버의 재정상태나 시장점유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버와 ‘공포의 5인방’ 같은 거물기업들이 우리 삶에 깊이 파고 들면서, 측정하기 어려운 무형의 것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사실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세계 최대 기술기업들의 영향력이 지대하다는 데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막중한 책임감은?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ERIN GRIFFI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