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와 분권, 연정ㆍ경제민주화ㆍ문화예술·한반도 평화라는 현안 과제를 합리적으로 풀어내 ‘따뜻하고 희망찬 경기 행복시대’를 열어 나가는데 정열을 쏟고 있습니다.” 정기열(49·사진) 경기도의회 의장은 28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앞으로 1년여 남은 의정활동을 이런 내용의 5대 시대적 가치 실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자치와 분권’을 강조했다. 자치분권은 대통령제의 막강 권한을 나눌 수 있는 대안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개헌 과제 속에 이를 포함하는 의지가 강한 만큼 꼭 이룰 수 있기를 희망했다.
물론 성공적인 지방분권을 위해서는 예산문제가 선행되어야 한다. 경기도의 재정자립도는 지난 2005년 70.3%에서 2015년 53.6%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정 의장은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위해서는 재정권이 지방정부로 대폭 이양돼야 한다”며 “국세와 지방세의 구조를 (현재의 8대 2에서) 6대 4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 의장은 ‘경기 연정’도 한 단계 더 성숙하길 기대했다. 정 의장은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경기도 연정’을 중앙정부도 못하는 것을 지방정부가 시도한 것으로 국내 정치사상 첫 시도라며 높이 평가했다. 정 의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남경필 도지사는 바른정당 소속이다.
정 의장은 “경기도가 ‘연정’을 통해 새로운 정치 역사를 썼다”며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권력분산을 통해 대립하고 투쟁하지 않으며 상생정치의 모델이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연정이라고 해서 집행부에 대한 견제·감시라는 도의회의 본연의 역할이 약화 돼서는 안 된다”며 “예산 심의, 행정사무감사·조사 등 도의회 본연의 업무에도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접경지역’이라 안보의 중요성이 다른 지역보다 남다르다. 정 의장은 “경기도가 지방정부 차원에서 한반도 평화 구축과 통일의 미래를 준비하고 북한이 핵미사일을 포기하는 길을 만드는데 도의원들과 함께 발 벗고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DMZ다큐멘터리영화제, DMZ평화콘서트 등 문화예술 교류뿐만 아니라 남경필 경기지사와 손잡고 일자리 확대 등 경제민주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정 의장은 40대로 젊다. 그는 현장중심의 적극적인 민원처리에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그가 의장으로 취임하면서 제일 먼저 한 일이 도의회 민원처리 시스템 개편이었다. 이와 함께 형식적인 답변처리에서 벗어나 주요 민원 현장을 방문해 민원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해결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접수된 민원 208건 가운데 98.5%인 205건을 처리했다.
정 의장의 이력은 특이하다.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 신문 배달부터 피자집 직원, 카드영업 사원, 보험영업 사원 등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다. 그는 27세부터 현대자동차 영업사원으로 있다가 정치에 뛰어들어 2008년 6월 안양지역 보궐선거로 도의원에 당선됐다. 경기도의회 의장직은 지난해 7월부터 맡고 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도의원 3선에 의장까지 했는데 또 다른 욕심을 부리는 것보다 임기가 끝나면 일상으로 돌아가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다시 현대차 영업사원으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